[강창희소장의 금융교실]바른 기업 키우는 현명한 투자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기업이 사업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각 가정의 금융자산 운용이 저축상품에서 투자상품 위주로 바뀌면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도 영향을 받게 되지요. 기존에 기업들이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필요자금을 충당하는 ‘간접금융’ 형태가 대세였다면 이제는 주식, 채권 등을 증권시장에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 중심의 구조로 바뀌는 것입니다.

기업 자금조달 구조가 간접에서 직접금융 중심으로 바뀌면 당장은 재무상태가 양호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꿈’이 있는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기가 쉬워집니다. 또 현재 재무적으로 튼튼한 기업이라도 미래에 꿈이 없는 기업 또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지요.

가계의 자산운용이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기업금융이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시대로 순조롭게 이행되려면 올바른 투자문화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명한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현명한 투자자란 돈만 벌 수 있다면 어떤 기업의 주식이든 상관하지 않고 사고파는 것을 반복해 수익을 내는 투자자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기업을 응원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겁니다. 가령 기업의 주식이 제값을 받지 못해 어려울 때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서 3년, 5년 또는 그 이상 기다리는 자세로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현명한 투자자란 의미입니다.

지구환경과 인간다운 생활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들이 자신과 같은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기업을 발견하면 투자를 통해 그 기업을 응원합니다. 반대로 기업경영이 이상한 방향으로 탈선하고 있다고 여기면 이를 견제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현명한 투자자, 즉 장기투자자의 역할인 것입니다.

현명한 투자자는 이상(理想)을 추구하는 투자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이 그리는 이상형에 가깝도록 기업과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나 기업경영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일반투자자들은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명한 자산운용사가 본격적으로 장기운용을 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됩니다. 이런 펀드에 장기투자를 해나가면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하면서도 자신의 자산운용에서도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