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펀드로 저축? 손놓고 있으면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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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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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투자와 관련해서만큼은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는 과거보다 변동성이 훨씬 커진 주식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변동성만 커진 것이 아니라 고점과 저점 사이의 진폭은 커지고 변동 주기는 짧아졌다. 이는 2000년대를 열었던 이른바 ‘닷컴 버블’ 붕괴 당시 코스피와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이후 주가 변동성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달러 약세로 유동자금이 넘쳐나게 된 것이 원인이다. 넘쳐나는 자금이 수익을 좇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이런 주식시장의 환경 아래 여기저기서 ‘펀드로 저축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장기화된 저금리로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더욱 심해지는 상황에서 장기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나오는 얘기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바로 저축과 투자의 차이다. 저축은 말 그대로 돈을 맡기고 축적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이 없고 기대수익률이 낮다. 하지만 투자는 말 그대로 돈을 던지는 것이다. 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위험도 높다. 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개념에서 펀드는 저축이라기보다는 투자다. 상식이지만 현재 대부분의 주식형펀드는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주식 편입비중을 크게 줄이지 않기 때문에 주가 하락기에 투자자는 원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투자자가 이런 투자위험을 스스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저축으로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펀드의 종류가 많아 다양한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성장형펀드와 가치형펀드는 물론 파생상품,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펀드상품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파생상품을 활용해 지수보다 일정 비율 이상의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레버리지펀드나 주가가 떨어질수록 높은 수익률을 내는 리버스펀드 등으로 투자자들은 예전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스스로 시장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일반 투자자들이 주가가 단기적으로 출렁이는 것까지 미리 예측하고 시장의 변화에 따라 펀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장에 큰 변화가 보이는 시점에서는 투자자도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해졌다. 펀드는 안정된 수익을 주는 저축이 아니라 스스로 관리해야만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투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펀드리서치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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