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가동률 100% 육박 IT업종, 신규투자 봄날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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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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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재무구조 안정을 중요하게 여겨 현금을 비축해두고자 하는 성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러한 패턴이 지난해 4분기부터 변화하고 있다. 제한적이나마 기업들은 보유 현금을 풀어 투자 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의 자금 사용은 그 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투자와 분배가 그것이다. 투자 정책으로는 설비 증설이나 자회사 투자가 대표적이고, 분배 정책으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이 주로 꼽힌다. 두 가지 모두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다만 투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주가는 분배보다는 투자 쪽에 강하게 반응한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과잉투자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매출의 증가에 따라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할 때 주가가 상승하곤 했다. 최근 10년 동안에 업종별로 투자 속도가 매출 속도보다 느려 괴리가 발생했다가 투자가 급격히 상승하는 시점을 찾을 수 있었으며 이 기간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적으로 176%에 이르렀다.

지난해 한국은 소위 ‘가동률 회복 추세(모멘텀)’를 만끽했다. 위기 직후 70%까지 낮아졌던 가동률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매출액 변동에 따라 영업이익 변동 폭이 커지는 ‘영업 레버리지’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마진 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2010년 현재 한국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가동률 정상화가 완료된 상태이다.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은 지난해 한국이 누렸던 ‘가동률 회복 모멘텀’을 최근에 본격적으로 누리고 있다. 일본이 한국보다 가동률 회복이 늦었던 것은 첫째 엔고로 수출 기업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됐고, 둘째 도요타 소니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이 후퇴했으며, 셋째 비축된 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가동률 정상화 모멘텀이 완료된 이후에는 투자 모멘텀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현재 보유한 설비로 100% 가동이 이루어지고 나면 신규 투자 여부에 따라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이 시작되고 가동률이 정점인 환경에서 과잉투자 부담이 없고 재고 부담도 작다면 신규 투자 속도는 빠를 것이다. 업종으로 보면 전기전자가 가장 유력하다. 이 업종은 한국과 일본의 가동률이 모두 100%에 육박하고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지금까지 과잉투자가 없었으며 금융위기 이후 재고 부담도 많이 덜어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급격한 경기 위축을 경험하는 바람에 아직은 업종 내에 전반적으로 투자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09년에 선행적으로 투자를 집행한 기업들이라면 다가올 본격적인 경기 회복 국면에서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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