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안개 걷히는 시기, 1등株와 2등株어떤 걸 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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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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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우리는 소위 3대 악재라 불리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미국의 금융규제, 중국의 긴축 우려, 유럽의 재정적자 문제가 순차적으로 발생하면서 시장을 흔들었다. 이 중 유럽 문제가 가장 크게 부각되었으나 최근 들어 유럽연합(EU) 공조를 통한 우려 해소의 기미가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투자심리가 다시금 주식시장 본연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펀더멘털이란 성장 추세(모멘텀), 가격 모멘텀,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말한다.

흔히 업종 내에서 시가총액이나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을 1등주, 그 다음 순위 기업을 2등주라고 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1등주와 2등주의 주가 반응을 보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다.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 보면 2등주가 매력적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및 회복의 초기 국면에는 1등주가 강세를 나타낸다. 극도의 경기 침체 이후 회복 초기에는 수요가 제한된 상황이어서 절대 강자만이 마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2등주가 우세해진다. 즉, 경기 침체 국면에는 업황의 악화 정도가 더 크고 경기 회복 국면에는 업황의 개선 정도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1등주와 2등주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08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1등주가 7.4%, 2등주는 ―36.8%였다. 그리고 경기 회복 첫해인 2009년에는 1등주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1.0%인 반면 2등주는 86.6%로 높았다. 이 흐름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1등주가 41.8%, 2등주는 80.5%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시작됐던 2008년에 2등주는 1등주보다 실적 악화 폭이 더 컸고 회복 기간인 2009년과 2010년에는 1등주보다 실적 개선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 모멘텀 측면에서는 1등주가 유리하다. 1등주의 2등주 대비 주가 반응을 보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더구나 지금은 경기선행지수가 꺾이면서 일시적으로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는 국면이어서 성장 모멘텀보다는 가격 모멘텀에 더 관심이 가는 시기이다.

결국 2등주는 성장성 측면에서 유리하고, 1등주는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니 최종 승부는 밸류에이션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적정 밸류에이션을 따질 때에는 이익의 성장성과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 성장성이 높으면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플러스 점수를 주고 변동성이 높으면 마이너스 점수를 준다.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에 대해 성장성과 이익을 감안하면 1등주가 저평가돼 있다. 1등주의 가격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국면이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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