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베이비붐 세대 노후 재테크, 장기채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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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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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준비에 관한 기획기사들이 많다.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우울하다. 6·25전쟁 직후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700여만 명의 소위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올해부터 은퇴하기 시작하지만 이들의 평균적인 노후 대책은 사실상 집 한 칸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들은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에 대학을 졸업해 시작은 좋았지만 중년에 외환위기를 맞아 상당한 재산 손실을 보았다. 그런데 그때부터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해 재산 축적이 어려워진 데다 자식 교육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노후준비는 거의 하지 못했다. 게다가 평균수명은 늘어나 노후자금이 예상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 분명해 은퇴 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는 결론이다.

슬픈 이야기지만 매우 유익한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첫째, 베이비붐 세대든 아니든 노후 재테크의 절박함을 깨달아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베이비붐 세대의 유일한 노후대책인 집의 운명이 밝지 않다. 이와 관련해 셋째, 금융시장의 장기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일단 첫째와 둘째 결론을 묶어 살펴보자. 상식이지만 평균적인 한국인들의 은퇴 준비 부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살 집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는 데 있다. 그런데 인구 감소와 노령인구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을 가속화한다. 따라서 노후 재테크의 기본은 재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을 최소 50%까지 낮추어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을 대등하게 맞춰 금융자산으로부터 일정 금액의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셋째 항목인 금융시장의 장기 변화 추이를 예측해 볼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장기 채권 수요를 자연스럽게 유발하게 돼 있다. 현재 한국의 10년 국채 수익률은 5.36%이고 국민주택채권은 5.5∼5.6%다. 현재 기준으로 본다면 인플레이션을 커버하고도 2∼3%에 가까운 실질 수익률이 나온다. 안전할 뿐만 아니라 웬만한 상가의 임대수익보다 높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10년 국채는 1.35%이고 미국 10년 국채는 3.7%다. 다만 10년 국채나 2종 국민주택채권은 도중에 이자를 지불하지 않고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지급하기 때문에 만기를 달리해 투자하면 이자 수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개인들은 증권사에서 사야 하는데 소매가격이 비싸지만 면세라는 장점이 있다.

금년 하반기에 출구전략이 시행되고 금리가 상승한다면 노후 재테크의 절호의 기회가 온다. 변동성이 심한 주식 투자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안전한 채권 투자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원금을 가능하면 오랫동안 지켜야 할 베이비붐 세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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