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2010 증시, 일자리와 소비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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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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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올해 주식시장의 핵심 주제어는 경기회복이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기업실적이 더 빨리 개선되고 정부의 재정 보따리가 작년에 비해 다소 적게 풀리더라도 고용이 늘면서 민간중심의 경기회복이 굳어진다면 올해 증시는 아무런 걱정이 없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한국경제의 침체는 결국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치유되는 셈이 된다. 또 세계경제는 비 온 뒤에 더욱 단단하게 굳어져 앞으로 몇년간 빅사이클을 향유할 수 있다. 이렇게 실물이 이끄는 강세장에서 글로벌 자금은 신흥국으로 더 쏠리고 아시아지역의 우량주들은 더욱 강한 주가탄력을 받을 것이다. 한국시장도 당연히 실적이 검증된 수출주가 선도해서 이끌 공산이 크다.

하지만 금융을 중심으로 보자면 올해 증시의 희망 키워드는 자금의 풍요, 즉 넘치는 유동성이다. 혹시 경기가 사람들의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 해도 마땅히 오갈 데 없는 뭉칫돈은 앞으로 개선될 경기를 믿으며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 물론 어느 정도 인내심이 허용하는 수준까지는 말이다. 당분간 소비나 투자가 늘어난다 해도 그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정도에 불과하고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여전히 밑돌 것이기 때문에 당장 물가나 금리상승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즉, 시중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할 것이란 계산을 지울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올해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경기, 그중에서도 민간중심의 경기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회복이 더디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대단한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경기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더라도 미련과 기대감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아니 아직 주식에 대한 구매력(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강해서 그것이 가능할 수 있다. 외국인투자가도 당장 미국의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신흥국을 떠날 동기가 희박하다. 더구나 세계경기의 불을 지펴 온 정부 지출을 봐도 아직까지 ‘총알’이 남아있기에 경기가 회복의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적어도 당분간 주가가 경기와 유동성의 숨바꼭질 속에 움직일 것 같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시장은 고용 관련 뉴스에 목을 매고 심지어 초조해하고 조급해질 것이다. 유동성만으로는 주가를 계속 올릴 수 없고 또한 돈의 힘으로 올린 주가가 계속 갈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기업의 현실적인 실적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해가 진정한 강세장의 출발점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모두 일자리와 소비가 늘어야 한다. 정말 올해에는 정부가 돈 쓸 일보다 세금을 내는 사람이 많아져야만 혹시 모를 약세장의 싹을 미리 제거할 수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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