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Today]단기 고수익 욕심이 ‘쪽박’ 부른다

  • 입력 2009년 6월 12일 03시 03분


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직접 투자에 나서는 투자가가 많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펀드는 아무래도 지수를 겨우 따라가는 성적에다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단기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개별 종목 투자가 유혹적이다. 더구나 지난 몇 개월 사이 100% 이상 폭등한 종목이 적지 않아 누구라도 한 번쯤 욕심을 내봤을 법하다.

그러나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계속해서 좋은 수익을 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펀드보다 못한 결과를 종종 초래한다. 왜 그런 걸까.

현실을 살펴보자. 우선 최소 10년 이상 경험이 있는 노련한 펀드매니저가 장고 끝에 선정한 종목이 10개 있다고 가정하면 경험상 이 중 5개 정도는 코스피 등락을 따라가는 평년작이다. 나머지 5개 중 2개는 반드시 시장보다 못한 종목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남은 3개 종목이 시장보다 탁월한 성적을 낸다. 이 3개 종목으로 손해본 2개 종목의 손해를 메우고 벤치마크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다.

야구에서 3할 이상의 타자면 A급 타자로 인정해주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는 어쩌다가 휘두른 방망이에 안타가 난 것을 실력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것도 연속 2, 3번 맞는다면 이제 펀드매니저가 한심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투자에도 대수(大數)의 법칙이 작용한다. 방망이를 많이 휘두를수록 타율이 낮게 나온다. 특히 단기에 고수익을 낸 투자자일수록 더욱 단기 매매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고 주식은 투자기간이 단기화될수록 투자라기보다 투기에 가깝다. 노름판이 길어질수록 판돈은 딜러가 차지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을 전문가처럼 철저히 분석할 수 없다. 전문가들도 곤혹스러운 마당에 그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모르는 상태에서 귀동냥한 정보나 언론에 노출된 정보로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 20∼30% 올라가면 팔고 종목을 갈아타지만 운은 지속적이지 못하다. 반반 승률이 있다 하더라도 서너 번 매매하다 보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뿐만 아니라 부수입으로 한 주식투자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본업이 헝클어지는 안타까운 장면을 많이 목격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개인들은 직접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굳이 한다면 누구나 아는 대형종목 위주로, 이것 또한 적립식 개념으로 2, 3년을 투자해 배당도 받고 시세차익도 노리면서 고정금리의 3, 4배 정도를 겨냥하는 것이 정석이다. 투기가 아니라 투자로, 단기가 아니라 중기로 접근할 때 주식은 최상의 재테크 수단이다. 단기 고수익 욕심만 버리면 된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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