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청년들이 왜 일터에서 사라지는 걸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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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취업자 청년비중 15% 사상 최저 (동아일보 2013년 7월 2일자 A2면)
5월 취업자 청년비중 15% 사상 최저 (동아일보 2013년 7월 2일자 A2면)
《 한국 경제가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에서 청년층(만 15∼29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년 동안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한 식품공장에 재취업한 윤모 씨(57)는 “30년 전에도 1950년대 출생자들이 모든 일터의 핵심 인력이었는데 아직까지 그렇다”며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데 젊은이들은 어디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국내 전체 취업자 중 청년 비중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가요? 또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면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설명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학자의 대안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6월 2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채용박람회’를 찾은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박람회에 참여한 회사의 구인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DB
6월 2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채용박람회’를 찾은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박람회에 참여한 회사의 구인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DB
○ 세상을 바꾼 영화의 힘

“나는 직장을 구할 거야, 나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어!”

199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장작인 영화 ‘로제타’에서 여주인공의 독백입니다. 영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만 냉혹한 현실에 좌절하는 18세 소녀 로제타의 고단한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자의 힘겨운 삶을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다룬 이 영화를 계기로 청년 일자리 문제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벨기에 정부는 영화에서 이름을 딴 청년고용 프로그램인 ‘로제타플랜’을 제정합니다. 50인 이상 기업은 의무적으로 전체 고용인원의 3% 이상을 청년층으로 고용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벌금을 내도록 한 정책입니다. 로제타플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일자리와 직업훈련을 바라보는 시각이 청년의 일방적인 책임이 아닌 권리로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1999년 벨기에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고발한 영화 ‘로제타’의 한 장면. 실직 후 와플가게에서 일하는 18세 소녀 로제타의 이야기를 다뤘다. 동아일보DB
1999년 벨기에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고발한 영화 ‘로제타’의 한 장면. 실직 후 와플가게에서 일하는 18세 소녀 로제타의 이야기를 다뤘다. 동아일보DB
○ 빠르게 늙는 한국, 일터에 청년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한국의 상황은 1990년대 후반 유럽의 현실과 비슷합니다. 청년실업률이 7.9%, 하지만 체감하는 실업률은 20%가 넘는 수준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청년이 너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30년간 청년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청년취업자(만 15∼29세)는 482만 명에서 382만 명으로 21% 줄었다고 합니다. 전체취업자가 66%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 결과 우리가 일터에서 볼 수 있는 청년은 과거 10명 중 3명이었지만 요즘은 절반 수준인 1.5명 정도입니다.

그럼 왜 청년들이 일터에서 사라지는 걸까요? 낮은 출산율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전체 인구에서 청년의 비중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과거 3명 중 1명꼴(30.4%)이던 청년 비중은 5명 중 1명꼴(20.9%)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청년층에게 제공되는 일자리가 줄면서 구직을 단념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이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아 나타나는 인력의 ‘미스매칭(mismatching)’인데요. 대학 진학률이 2011년 기준 72.5%로 20년 전의 33.2%에서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청년들의 학력 수준은 매우 높아진 반면, 이들이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는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일자리 구조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고소득이면서 정규직인 일자리는 전체 25.6%에서 22.7%로 감소한 반면 저소득 일자리는 10.5%에서 14.0%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 청년고용 비중 하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먼저 ‘일하는 청년’이 줄어 전체 노동 인구가 늙어 가면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상승하게 됩니다. 게다가 청년들이 초기에 적절한 일자리에 취업하지 못하면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장기 미취업 상태로 계속 지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데요.

최근 청년실업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년 정도의 실업 기간을 보낸 청년들의 소득이 단기적으로 1조9000억 원, 장기적으로는 23조 원 사라진다고 합니다. 또한 정부가 부담할 사회적 비용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청년실업에 따른 소득세 수입 손실이 1조5000억 원이기 때문에 부모세대의 노후보장에 대한 정부지출까지 더하면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점은 경제 전체의 창의성과 활력을 떨어뜨려 경제성장률을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해법

이성룡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성룡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해결 방안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01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앨빈 로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인력 미스매칭의 원인이 시장의 설계에 있고, 이를 결혼정보회사의 업무와 같은 ‘짝짓기’ 강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취업 재수, 삼수로 발생하는 청년과 기업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업도 청년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한국,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청년고용과 청년창업이 중요합니다. 젊은 인재가 일자리에서 멀어지는 한 한국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합니다. 또한 다양하게 변해가는 구직자들의 선호를 반영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와 같은 유연한 고용 창출에 모두가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일하고 싶으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가 언제 올까요.

이성룡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장마가 끝나면서 전력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남부 지방은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 가까이 육박하는 등 전국적으로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 공급량이 수요량을 쫓아가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력 수요가 공급보다 커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두고 ○○○○이라고 합니다. 우리 정부는 이 사태를 막기 위해 지역을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순환단전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에 알맞은 말은 무엇일까요?

①블랙먼데이 ②블랙아웃 ③블랙사태 ④블랙블랙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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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14일(수) 오후 5시

▽시상=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19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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