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제2막]떡 전문점 기술전수 앞장 김선출 씨

입력 2006-12-26 02:56수정 2009-10-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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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에서 기술을 배워 창업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다짐을 받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경로당에 떡 한 접시라도 돌리라는 것이지요. 작은 것이라도 나누면서 살아가자는 취지입니다.”

1999년부터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서 떡 전문점 ‘행복한 사과나무’를 운영하는 김선출(48) 사장은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떡집 아저씨’다.

하지만 그의 떡집은 여느 가게와는 다르다.

이 가게는 김 사장이 스스로 떡을 만들어 팔 뿐 아니라 떡을 만들고 점포를 운영하는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곳이다. 이런 기술 전수를 통해 ‘사과나무’라는 떡 브랜드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김 사장은 생계형 떡집 창업을 도와주는 떡집 전문 창업 컨설턴트다.

“창업 컨설팅이라고 해서 가맹비나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아닙니다. 떡 가게 창업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고, 나아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난해까지는 무료로 기술 컨설팅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자꾸 중간에 그만두는 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초부터 재료비를 포함한 일정액의 지도비를 받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한때 떡 제조 기계를 제작하고 떡도 만들어 파는 회사에서 일을 했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 때 오히려 매출이 올랐다. 기업에서 명예퇴직한 사람들이 창업시장으로 몰려들면서 떡집 창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 기술 없이 무턱대고 창업했던 사람들 상당수가 실패를 경험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김 사장은 그가 일하면서 얻은 지식을 나눠주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스스로 가게를 열었고 다른 사람도 도와주게 됐다. ‘행복한 사과나무’라는 가게 이름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착안한 것이다. 평소에 주변의 소외계층을 도와 오던 그의 생활신조와도 맞는 것 같았다.

꼼꼼히 기술과 점포 운영 요령을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100여 명이 기술을 배워갔다. 이 가운데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겠다는 20여 명은 ‘사과나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주변을 돕는다는 약속을 받았다.

김 사장은 자신에게 기술을 배워 창업한 사람들을 2, 3년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있다. 홈페이지(www.1004apple.com)를 만들어 창업자들과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의견을 나누고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도 공유한다. 디자인과 포장지에도 신경을 쓴다. 이런 그의 노력은 자신의 사업은 물론 ‘사과나무 식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떡 연구소’를 만들어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雍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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