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왕초보 탈출 전략]알고 투자하자, 차이나 펀드

  • 입력 200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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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 들었어요?”

지난해 펀드 시장의 최대 화두(話頭)는 중국 펀드였다. 중국 증시가 130%의 상승장을 연출하면서 중국 펀드 가입자들 역시 최고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펀드 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 중국 포커스 펀드’ 는 연간 수익률이 90.46%,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최대 히트상품인 ‘봉쥬르 차이나 주식1’도 75.50%의 성과를 냈다.

올해 들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하다”는 투자자들이 늘긴 했지만 중국 증시는 여전히 투자 목록의 한가운데에 있다. 문제는 중국 증시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다는 점이다.

○중국은 A와 B주로, 홍콩은 H와 R주로 구분

중국 주식시장은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로 나눠진다. 중국 본토 증시는 다시 둘로 분류되는데 상하이(上海)와 선전(深(수,천)), 두 군데에 증권거래소가 있다. 각각의 증권거래소에서는 A주와 B주로 구분해 거래된다.

A주는 중국에서 상장돼 현지 투자자에게만 거래가 허용되는 주식을 말한다. 일부 외국인 기관투자가에게도 개방되지만 자격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외국인의 주식 거래는 사실상 힘들다. A주의 거래는 위안화로만 가능하다.

B주는 중국에서 상장돼 외국인에게만 거래가 허용되는 주식이다. 거래도 달러화로 이뤄지며 외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국내에서 중국 본토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바로 B주를 거래한다는 의미다. B주는 원래 외국인만 거래하다가 2001년 초부터 중국인에게도 거래가 허용됐다.

홍콩 증시는 메인보드 시장과 성장기업시장(GEM)으로 나뉜다. 한국으로 치면 거래소 시장이 메인보드고, 코스닥시장이 GEM이다. 메인보드 시장에는 H주(H는 홍콩을 의미)와 R주(R는 레드칩을 의미)가 있다. H주는 중국에서 사업등록을 했지만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에 의해 홍콩에 상장된 업체의 주식을 말한다. 본사는 중국에 있지만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이다. R주보다 상장기업 수가 많고 시가총액도 커 외국인들이 주로 여기에 투자한다. R주는 본사가 홍콩에 있지만 중국 정부와 국영기관 등이 최대 주주인 홍콩 상장기업 주식이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블루칩(우량주)에 빗대 레드칩 주로 부른다. GEM은 하이테크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홍콩 증시의 제2시장으로 우리의 코스닥에 해당된다.

중국이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지수로 나뉘는 것처럼 홍콩도 항셍지수(HSI)와 H지수로 나뉜다.

항셍지수는 홍콩 최대 은행인 HSBC의 자회사인 항셍은행이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상위 33개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 지수다. 33개의 기업이 전체 홍콩 증시 시가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산출하는 지수를 말한다.

○중국 펀드 10개 중 9개는 홍콩 증시에 투자

지난달 27일 ‘차이나 쇼크’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8.8%나 폭락했다. 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컸지만 사실 국내 주요 중국 펀드들의 손실률은 1∼3%에 그쳤다. 왜 그랬을까.

국내의 중국 펀드 대부분이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당시 홍콩 항셍지수는 ―1.76%, H지수는 ―3.07%로 하락률이 중국 본토보다 훨씬 낮았다.

올 2월 말 현재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 펀드는 총 37개로 수탁액은 약 9조 원이다. 이 가운데 홍콩 증시 투자형이 92.3%,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 투자하는 범중국 투자형이 5.7%, 중국재간접 투자형이 2.0%다. 홍콩 증시 투자형을 세분하면 H주(59.7%)와 R주(24.4%), 기타 홍콩주(4.9%) 등 홍콩 증시에 89%가 투자돼 있다. 중국 본토인 A, B주(4.9%)와 대만(6.1%)에 투자되는 비중은 아주 낮다.

이는 국내 중국 펀드 10개 가운데 9개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중국 본토 증시가 크게 떨어져도 홍콩 증시가 견뎌주면 손실 폭이 적을 수 있다.

따라서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보다 홍콩 증시, 특히 H지수 움직임에 신경 써야 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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