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재건축 투자, 사업속도 빠르고 조합원 적은 단지 찾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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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후 재건축 투자 나침반

이덕수 한화생명 FA지원팀 부동산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오른쪽)가 고객과 부동산 상담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이덕수 한화생명 FA지원팀 부동산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오른쪽)가 고객과 부동산 상담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지난해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이후 예상보다 강도 높은 조치에 주택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하지만 새 정부와 함께하는 올해 부동산 시장은 봄기운이 가득하다. 지역적 온도 차이는 있지만 분양시장에 온기가 확산됐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강 주변의 재건축 시장은 거래량 증가와 함께 11·3 대책 이후 떨어졌던 부동산 가격을 다시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 가격 조정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판단이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재건축단지에 투자해도 될까. 지금 재건축 시장에 투자하려면 위협 요인과 기회 요인을 꼼꼼하게 분석한 뒤 접근해야 한다.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를 보려면 2014년 말 시행된 이른바 ‘부동산 3법’을 이해해야 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한시적 유예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 3주택 분양 허용 등이 해당 법의 골자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이 법이 통과되자 2014년 말 투자 열기가 끓기 시작했다.

초과이익환수제 폐지가 유예되면서 재건축을 통해 얻은 초과이익에 대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세금 부담이 낮아졌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분양가를 더 높게 받을 수 있어 추가부담금도 줄었다. 한 단지에 여러 채를 가진 사람은 그 숫자만큼의 집을 분양받을 수 있어서 단지 내 3채까지 더 구입하는 등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 ‘부동산 3법’ 이후 재건축과 분양가 높은 물건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불안해진 무주택자들까지 빚을 내 주택 구입 대열에 뛰어들었다. 일부 지역은 투기수요까지 가세했다.

그렇다면 현재 재건축 시장의 위협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환수제 유예는 올 연말 끝난다. 초과이익 환수제가 다시 시행되면 재건축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 원을 초과할 때 10∼50%의 누진세를 내야 한다.

둘째, 서울시가 ‘2030 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점이다. 이렇게 되면 그간 40∼50층 규모의 재건축 계획으로 추진해온 ‘대치동 은마아파트’ 같은 단지들은 타격을 받게 된다. 셋째, 가계부채나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실시되는 부동산 안정화대책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재건축 투자를 위한 기회 요인도 남아있다. 첫째, 올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단지들은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건축 속도가 빨라지면 비용이 줄어들어 이익이 더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둘째, 재건축 시장 가운데 가격 하락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가 일시적 하락폭이 큰 재건축 지역을 선별한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택지 공급 중단으로 재건축 단지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4년부터 정부의 주택 공급기조는 신규 택지 조성 중심에서 기존의 노후 주거지역을 재정비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재건축 연한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줄었는데 1980년 후반에 지은 수도권 아파트들의 투자가치가 커진 셈이다.

그렇다면 투자하기 좋은 재건축 단지는 어떤 조건을 갖고 있어야 할까.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는 사업 속도가 빠르고 사업 지연의 위험이 없는 단지다. 초과이익환수제를 고려하면 올 2분기(4∼6월) 내 적어도 사업시행인가까지 진행되는 단지가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로 무상지분이 높고 조합원 수가 적은 단지가 좋다. 무상지분은 시공사가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추가 분담금 없이 몇 평을 조합원에게 줄 수 있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무상지분이 높을수록 조합원의 추가 부담 비용도 낮아진다. 또 조합원 수가 적은 단지일수록 일반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에 사업추진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단지 규모가 크고 기반시설이 좋은지 확인하면 된다. 시공사의 공사비는 대단지일수록 절감되고 기반시설이 양호할수록 추가 비용이 줄어든다.

이렇듯 재건축 사업은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이 공존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항상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야 한다는 격언을 명심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보다는 투자 건별 특징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덕수 한화생명 FA지원팀 부동산 전문가
#재건축#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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