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株]한국타이어 vs 금호타이어

  • 입력 2006년 3월 3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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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헤지(위험 회피)전략을 종종 사용한다. 기업들도 경영환경이 급변할 것에 대비해 다양한 헤지전략을 쓴다.

그런데 타이어 업체는 사업구조 자체가 위험이 잘 분산된 구조를 갖고 있다. 굳이 헤지 전략을 쓰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헤지가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변화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장기 투자자 사이에서 타이어 업체는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초 타이어 업계는 의외라고 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잘 분산돼 있다고 믿었던 위험이 공교롭게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실적이 나빠진 것.

타이어 업계의 양대 강자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도 이 때문에 인고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두 업체 모두 고난의 시간을 잘 견뎌낸 뒤 본격적으로 새로운 비상(飛上)을 준비하고 있다.

○ 이중고를 견뎌내다

타이어 업체는 원재료인 고무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다. 그리고 완성된 제품도 주로 수출을 통해 판매한다.

달러당 원화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 수출을 하는 기업은 타격을 받는다. 수출 기업들은 물건을 팔고 돈을 받을 때 주로 달러로 받는다. 그런데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를 원화로 환산해도 환율이 높을 때에 비해 적은 돈을 손에 쥐게 된다. 자연히 수익성이 나빠진다.

하지만 타이어 업체는 원재료를 거의 대부분 수입한다는 장점이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하는 재료를 싼값에 들여오는 효과가 생긴다. 이 때문에 판매에서 나는 손해를 원재료 수입에서 메울 수 있다.

타이어 업체의 또 다른 강점은 판매 경로가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타이어 업체는 제품을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기도 하고, 교체용 타이어로 소비 시장에 직접 팔기도 한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타이어 납품이 증가한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자들이 새 차를 사는 대신 타이어를 교체하는 경향이 커져 교체용 타이어 시장이 활성화된다.

이처럼 타이어 업체는 환율이 오르건 내리건, 경기가 좋건 나쁘건 늘 꾸준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

그런데 지난해부터 문제가 생겼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 수익성이 나빠졌다. 이때는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환율과 상관없이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마저 함께 뛰어버린 것. 수출 수익성은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껑충 뛰어오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제품 품질이나 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닮은꼴’인 두 회사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똑같이 1분기(1∼3월)까지는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안정되고 유가 급등세도 진정돼 2분기(4∼6월)부터는 ‘위험 분산이 잘 돼 있는 안정적인 기업’이라는 본모습을 찾을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 한국타이어, 이 점이 포인트

세계적인 타이어업체 미셰린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어 해외 판매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만6000원.(교보증권 임채구 연구원)

○ 금호타이어, 이 점이 포인트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한국타이어에 뒤질 것이 없는데 시가총액은 한국타이어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타이어에 비해 높은 배당도 강점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1000원.(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연구원)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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