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탐방]서울 반포지구-사업진행 더디지만 잠재력 커

  • 입력 2004년 5월 30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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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지구는 서울지역 5개 저밀도 지구(다른 지구는 잠실, 암사 명일, 청담 도곡, 화곡지구임) 가운데 재건축 추진이 가장 더디다.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서 재건축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생각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쏟아져 나온 각종 재건축 규제로 인해 시세가 내리 밀리면서 ‘반포는 한물 갔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에 중소형 평형 의무 비율을 확대 적용한 지난해 ‘9·5대책’이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하지만 그동안 가격 거품이 많이 빠지면서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일부 단지의 경우 투자 수익성이 크게 회복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재건축 추진 현황=반포지구는 크게 6개 주구(住區)로 나뉜다. 1∼3주구는 주공 1단지, 4주구는 한신 1차 및 15차, 5주구는 주공 2단지와 미주아파트, 6주구는 주공 3단지로 각각 이뤄졌다.

이 가운데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은 △3주구 1단지 △4주구 한신 1, 15차 △5주구 2단지 △6주구 3단지 등이다.

사업 단계가 가장 앞서는 곳은 지하철 7호선 반포역 근처에 있는 주공 3단지로 16, 25평형 2400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미 사업 승인 신청을 냈으며 7월경 사업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번째로 사업 추진이 빠른 곳은 고속터미널에서 가까운 5주구 2단지로 현재 건축 심의를 받고 있다. 이수교차로 쪽에 위치한 3주구 1단지와 한강변에 위치한 반포한신 1, 15차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 1단지 1, 2주구는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단지별 시세 동향=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 급매물이 드물고 가격 등락 폭이 작은 편에 속한다.

주공 3단지 에덴공인 관계자에 따르면 3단지 16평형은 지난해 한때 7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중소형 평형 의무 비율 확대 적용, 재건축 조합원 지분 전매 제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말 5억3000만원선까지 급락했다. 올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재건축 아파트 개발이익 환수제 도입이 거론되자 소폭 밀려나면서 현재 6억9000만∼7억1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주공 2단지 18평형의 시세 흐름 역시 이와 비슷해 ‘9·5대책’ 직전 6억8000만원까지 치솟다가 지난해 11월 말 4억9000만원까지 급락한 뒤 방향을 틀어 현재 6억원선을 회복했다.

한신 1, 15차는 실수요자 중심의 매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렇다할 시세 변동 없이 약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투자 수익성 및 유의사항=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교통 및 생활여건이 뛰어나고 대형 평형 공급량이 많아 강남권 인기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사업 속도가 빠른 3단지 대형 평형 로열층의 경우 입주 시점에는 현재 평당 3000만∼3500만원선인 대치동 도곡동 등지의 인기 아파트 시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오를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가격 거품이 많이 빠져 장기 투자자에게 적정한 투자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재건축 단지에 꼽힌다는 것.

다만 개발이익 환수제 등 후속 재건축 규제가 도입되면 투자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으므로 만일의 경우 실제 거주를 고려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사업 속도가 늦은 단지들은 올 하반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 환수제를 피해 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중대형 평형이 많은 몇몇 단지의 일부 조합원은 평수를 크게 늘려 갈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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