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게 이렇지요]경유승용차 허용 논란

  • 입력 2002년 11월 19일 17시 57분


《최근 경유(디젤)승용차 허용을 둘러싸고 환경부, 산업자원부, 자동차업계,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경유차의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내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계속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경유차가 얼마나 대기를 오염시키나요.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환경부가 지정한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각각 6∼8배, 1.5배가량 배출합니다. 또 다른 오염 물질인 황도 휘발유의 2∼3배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등의 온실가스는 20∼50%만 나옵니다. 한편 유럽에선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30∼40% 연비가 좋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친환경 차량’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내 경유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은 얼마나 엄격합니까.

올 7월 발효된 국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은 유럽 기준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생산되는 어떤 경유승용차도 국내에선 팔 수가 없습니다.

-그럼 국산 경유승용차는 단종됩니까.

카렌스Ⅱ, 7인승 트라제XG 등은 향후 단종됩니다. 또 레토나 등 일부 차종도 자동차업계와 환경부의 약속에 따라 단종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승용이 아닌 차로 분류된 싼타페는 문제가 없습니다. 자동차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이 커지고 있는 경유차를 포기해야 한다고 불만이 큽니다. 업계는 기준이 완화돼 경유승용차 판매가 허용되면 대기오염 수준을 낮춘 새로운 경유승용차를 개발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배출가스 기준 변경은 안 되나요.

환경부는 ‘휘발유 대비 경유가격을 현재의 40%에서 85∼100%까지 올리고 경유의 황 함유량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기준을 완화할 생각입니다. 반면 산업자원부는 경유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경유를 쓰는 버스, 철도 등의 공공요금이 올라가므로 기준을 약간 완화하고 대신 경유승합차의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입니다. 배출가스 기준은 변경될 가능성이 높지만 언제부터 경유승용차 생산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경유승용차를 사는 것이 유리합니까.

산자부는 경유 가격을 2005년 7월까지 휘발유 대비 70% 수준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경유차는 여전히 소비자에게 경제적입니다. 하지만 환경부의 주장대로 향후 4년 내에 경유 가격이 휘발유와 비슷해질 수도 있습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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