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백화점에 의자 많아진 이유는?

  • 입력 2004년 7월 15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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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에 가면 의자가 참 많죠?

에스컬레이터 옆, 엘리베이터 앞, 비상구 등 빈 공간이 있는 곳이면 의자가 있습니다.

고객이 쉬도록 한 거죠. 백화점들은 특히 아버지들을 염두에 두고 의자를 설치했다는군요.

아버지 중엔 가족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가 계산할 때만 나타나는 ‘방관형’이 적지 않습니다.

이 ‘방관형’ 아버지가 백화점으로선 가장 신경 쓰이는 손님. “어서 고르라”며 독촉하는 통에 어머니들의 쇼핑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얼마나 오래 잡아두느냐가 매출에 영향을 주는 변수인 셈이죠.

백화점들이 부심(父心) 잡기에 나섰습니다. 의자뿐 아니라 무료 컴퓨터 이용공간을 마련해 아버지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거죠.

이 ‘아버지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머니들은 PDP를 사기 위해 평균 7차례 백화점을 방문한답니다. 그러고도 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어머니가 아버지와 동행한 경우는 달랐습니다. 그 자리에서 PDP를 사지 않더라도 두 번째 방문 때는 거의 산답니다.

고객 1인당 구입액도 늘었습니다. 롯데백화점 직원의 말을 들어볼까요. “아버지들은 자신의 옷을 산 뒤 꼭 아내와 아이 옷도 사라고 부추깁니다. 아버지 명의로 된 카드의 구매액이 어머니 카드의 구매액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도 이 때문이죠.”

현대백화점 목동점엔 의자 515개가 있습니다. 이 공간에 매장을 설치하면 하루 2억원 남짓 법니다. 백화점은 매일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거죠. 그래도 아버지 마음만 잡을 수 있다면 싼 비용이라는 게 백화점측 생각입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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