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24시/별을단 임원님⑦]"이젠 CEO다" 패기의 젊은 피

  • 입력 2002년 3월 20일 17시 23분


‘이제 남은 것은 최고경영자(CEO).’

주요 기업에서 패기와 실력으로 무장한 40세 전후의 젊은 임원들이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감각과 실력을 갖춘 ‘젊은 피’는 아이디어와 실적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새로운 것을 추진할 때의 불안감과 성취한 뒤의 쾌감이 나에게 늘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문영주 동양제과 상무(38)는 이처럼 늘 열정이 넘쳐난다.

동양제과가 최근 몇 년에 걸쳐 ‘과자 회사’를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면 그 뒤에는 바로 문 상무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양제과의 ‘현금박스’인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를 비롯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명물’인 복합영화관 ‘메가박스’,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고있는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동양그룹하면 보통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35세이던 1999년부터 임원을 달았습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을 인정해주는 회사의 기대에 성과로 보답했습니다.” 그는 ‘빨리 피는 장미가 빨리 시든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가느냐는 자신의 노력에 달렸다는 것.

송동수 두산 상무(43)는 여러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능력을 꽃피운 경우다. 빙그레, 샘표식품, 두산그룹 주류BG로 회사를 옮길 때마다 부장에서 이사, 이사에서 상무로 한 단계씩 뛰었다.

그가 만들어낸 히트상품 목록을 보면 보수적인 대기업들이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서 높은 대우를 해 준 특별한 이유를 짐작케 한다. 빙그레의 ‘메로나’, ‘더위사냥’, 샘표식품의 ‘숨쉬는 콩된장’ 등이 그의 ‘작품’이다.

“회사는 바뀌었지만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제 경력은 그대로지요. 어차피 소비자를 연구해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파는 것이 제 몫입니다. 사실은 회사를 옮길 때마다 걱정도 되지요. 그러나 도전하는 사람에게 길이 있지 않을까요?”

대기업 계열 식품회사 마케팅 담당 C상무(40)도 30대 중반에 임원이 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이든 부하직원이나 같은 임원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어색했죠. ‘젊다’ ‘새롭다’는 것을 ‘튄다’고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주변에서도 실력이 있다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나 할까요.”

C상무는 자신이 맡는 분야마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 C상무가 마케팅 책임자가 된 뒤 ‘만년 2등’이던 자사 제품이 1위로 올라선 경험이 있기 때문. 그는 언젠가는 CEO가 돼 마음껏 날개를 펼치고 싶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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