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委, 안기부에서 이철규씨 사망개입 가능성 주장

  • 입력 2004년 5월 21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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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의문사한 조선대생 이철규씨와 중앙대 총학생회장 이내창씨의 죽음에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문사위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1989년 조선대 교지 ‘민주조선’ 편집장이던 이철규씨(당시 24세)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안기부가 당시 조선대 총장에 취임한 이돈명 변호사를 퇴진시키기 위해 이씨의 검거에 주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의문사위가 최근 입수한 89년 안기부 광주지부 간부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안기부는 민주조선의 내용을 이 총장 퇴진의 구실로 삼으려 했고, 이를 위해 이씨를 검거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의문사위는 이 총장이 교과목을 개편하고 대학자치관리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진보적인 대학운영을 해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자 이 총장과 진보적 교수들을 퇴임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또 89년 전남 거문도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이내창씨(당시 26세)가 안기부 직원과 함께 거문도로 간 이유가 그해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앞두고 안기부가 추진한 방북공작과 관련이 있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이철규씨와 이내창씨 사건을 비롯해 장준하 선생, 박창수씨 사건의 정확한 실체 파악을 위해 김희수 상임위원 등 15명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24일 오후 2시 국정원에 대한 실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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