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대선 20차 여론조사]“후보들 꼼꼼히 뜯어보고 제대로 찍자”

  • 입력 2007년 12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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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의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유세 현장에서 포착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후보자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 여대생 등이다. 이종승 기자·연합뉴스
대통령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의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유세 현장에서 포착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후보자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 여대생 등이다. 이종승 기자·연합뉴스
■권역별 판세와 현지 민심

<上> 서울-인천·경기-대전·충청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실시한 ‘2007 대선 관련 20차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광주 전라(11.1%)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후보는 특히 대구 경북(43.0%)과 서울(42.0%)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대전 충청(25.4%)과 강원(23.6%)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광주 전라(40.8%)에서 1위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밀린 3위에 머물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서울(8.3%)과 광주 전라(6.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서울, 인천 경기, 대전 충청, 광주 전라,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 6개 권역별로 500명씩, 강원 제주는 200명씩 모두 3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본보 대선특별취재단이 취재한 현지 민심도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정치권의 합종연횡과 BBK 검찰 수사 등 변수가 부동층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시각차가 감지됐다.》

■서울

이명박 42% 이회창 14.9% 정동영 11%

지역 이념 세대 등 따른 전통적 대결 구도 약화

서울은 전국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며 ‘대선 축소판’으로 불린다.

특히 과거 대선 때와는 달리 올해는 지역 이념 세대 등 전통적 대결 구도가 약화되는 추세여서 서울이 갖는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보의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서울에서 42.0%의 지지율로 1위였다. 이어 무소속 이회창 후보 14.9%,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11.0%,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8.3%의 순이었다.

1주일 전(11월 24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이명박 후보가 5.7%포인트, 정 후보가 0.1%포인트 떨어진 반면 이회창 후보는 0.5%포인트 올랐다.

코리아리서치센터(KRC) 김정혜 상무는 “서울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이슈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 일부가 일시적으로 태도유보층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가 심대평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킨 데 이어 정 후보가 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변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이수태 사무처장은 “서울 유세에서는 후보 단일화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 등 단일화에 대한 민심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올 정도로 지지가 확고한 만큼 어떤 변수가 생겨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 이성희 유세팀장은 “현장을 다녀보면 서울지역 20, 30대 층의 바닥 민심이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춤하는 느낌”이라며 “젊은 층의 일자리 창출과 ‘강소국 연방제’ 등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서울지역 고학력 젊은 층 표를 끌어 오겠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서울시당 오윤석 사무처장은 “지난주 정 후보가 수도권 각 지역을 6일 동안 돌며 집중 유세에 나서면서부터 유세현장에 모이는 유권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등 밑바닥 정서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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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

이명박 38.9% 이회창 17.2% 정동영 10%

한나라 “이변은 없다” 신당 “바닥 정서 요동”

인천 경기 지역의 후보별 지지율은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본보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38.9%로 1위였고, 이어 무소속 이회창 후보 17.2%,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10.0%,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5.8% 순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전국 평균 지지율(35.7%)에 비해 3.2%포인트 높고, 이회창 후보는 전국 평균(17.6%)과 엇비슷한 반면 정동영 후보는 전국 평균(12.6%)보다 2.6%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지역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보 여론조사에서도 경기 지역의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대구 경북과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3위권을 차지했으며,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세가 강한 부산 울산 경남(37.6%)보다도 약간 높았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BBK 의혹이 결국 ‘헛방’임이 판명되면 이명박 후보 지지율도 다시 40%대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 호남, 충청이 원적지인 유권자들도 노무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 폭탄’이나 사교육비 증가 문제는 물론이고 신도시와 신규 개발단지가 많은 지역 특성상 부동산 가격 급등이 지역 서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 줬고, 여기에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양산 등의 여파가 지역 중소업체들의 반감을 깊게 했다는 것.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관계자들은 “바닥 정서가 변하고 요동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내내 정 후보가 수도권 일대를 훑고 지나간 여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양기대 경기 광명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0, 40대 화이트칼라층에서 BBK 및 자녀 위장취업 의혹 등을 접하며 이명박 후보에 대해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그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있던 우리 측 고정 지지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진영도 서울보다는 충청권에 원적을 둔 유권자 비율이 높은 인천 경기에서 해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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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이명박 30.1% 이회창 25.4% 정동영 11%

‘수도이전’ 같은 이슈없어 주민 관심 크게 높지 않아

대전 충청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가장 치열하게 경합하는 지역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도 상당하다.

본보의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30.1%)가 이회창 후보(25.4%)를 4.7%포인트 앞섰다. 1주 전 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28.8%, 이회창 후보가 29.0%로 호각을 이뤘다.

이번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대전 충청에서 자신의 전국 평균 지지율보다 7.8%포인트 높았으며, 특히 대전(29.1%)은 이회창 후보가 전국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지역이다.

대전 충청에서 정동영 후보는 11.0%,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3.4%,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4.0%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3일 발표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단일화 효과가 대전 충남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2일 본보 조사에서는 심 후보의 대전 충청 지지율이 1.1%에 그쳐 심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단순 합계로만 보면 단일화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의 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예산 등지에서는 심 후보와의 단일화를 계기로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보는 사람이 없지 않다. 지역 출신 대통령에 대한 열망이 충남 예산에 선대 묘가 있는 이회창 후보 쪽으로 모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반면 현지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다소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기대했던 ‘BBK 의혹’이 별것 아닌 것으로 끝나고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후보 지원유세에 적극 가담하면 충청권 특유의 ‘드러나지 않는 표심’이 결국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는 얘기다.

대통합민주신당 관계자들은 지난달 27일 대전역에서 대규모 유세를 하는 등 ‘서부벨트’ 형성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 후보의 지지율이 10% 초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고민 중이다.

유재일 대전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는 “5년 전 대선 때의 ‘행정수도 이전’처럼 지역 민심을 가를 수 있는 공약이 없어서 그런지 대선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대전=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청주=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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