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뒤안길]박제균/이회창대표의 「4大위기」

  • 입력 1997년 9월 28일 20시 25분


「화합위기(Conciliation Crisis)」 「정체성위기(Identification Crisis)」 「운영위기(System Crisis)」「재정위기(Fund Crisis)」.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의 측근들은 최근 모임에서 현재 처한 상황을 「4대위기」로 정리했다. 모임에 참석한 측근들은 최근 상황은 4대위기의 지수가 모두 최고점에 이르는 「총체적위기(Total Crisis)」에 가깝다고 규정하면서 치밀한 위기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측근들은 화합위기의 원인으로 무엇보다 「이대표의 포용 노력 부족」을 지목했다. 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지원이 인색했다는 점도 당내 분란의 「원인(遠因)」으로 보았다. 정체성위기는 지지율 하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측근들의 진단. 『병역문제로 「대쪽」이미지에 치명타를 맞은 이후 이대표가 이렇다 할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운영위기는 △이대표측의 경험부족 △지지율 하락에 따른 당내 방관 △이대표의 사조직과 당 공조직간의 혼선 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재정위기의 주인(主因)은 이대표 자신이 돈문제에 개입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측근은 『대선을 치르려면 최소한 1,2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후보가 직간접으로 관여하지 않는 한 10억원대 이상의 뭉칫돈이 들어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대표측은 화합과 운영위기는 차차 위기지수가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정체성과 재정위기는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특히 총재직을 넘겨받는 10월 이후에도 재정위기가 계속될 경우 대선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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