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군사정찰위성이 왜 필요한지 모를 일[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김여정이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시험용 사진 공개에 대한 남쪽의 보도에 발끈해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20일 담화를 발표했다.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를 운운한 담화문의 수준이 조악하다. 굳이 구린내가 어디서 나는지를 따지고 들고 싶진 않다. “누가 일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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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시험용 사진 공개에 대한 남쪽의 보도에 발끈해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20일 담화를 발표했다.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를 운운한 담화문의 수준이 조악하다. 굳이 구린내가 어디서 나는지를 따지고 들고 싶진 않다. “누가 일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만남은 우리의 꿈이었다. 만남 이후의 삶은 그려보지 못했다. 함께 산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꿈 너머에 있었다. 만남이 너무나 간절했기에 한 번만이라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면 더 원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정작 행복하지만은 않다.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
최근 북한에서 44만여 어휘가 수록된 ‘조선말대사전’ 신규 편찬 작업이 한창이라고 한다. 최신 증보판은 2017년에 발행됐지만 ‘괴뢰말찌꺼기’를 소탕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하달됨에 따라 10∼15년마다 진행하던 증보판 발행이 황급히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입수된 김정은의 …
2006년 10월. 20세 꽃다운 나이의 정은심은 가냘픈 어깨 위에 너무나 무거운 짐을 메고 한국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북한에 남은 어머니와 여동생,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까지 다 데려오려면 큰 돈이 필요했다. 당시 한 명을 한국으로 데려오려면 600만 원이 필요했다.서울 노원구에…
20일 오전 공개된 노동신문의 화성-17형 미사일 발사 관련 ‘정론’은 여러 면에서 흥미롭습니다. A4용지로 7장이나 되는 긴 글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구호로 시작해 같은 구호로 끝을 맺습니다.자신들이 18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5000…
3일째 굶었더니 하늘이 노랬다. 8월 초 삼복더위에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는 방에서 그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김도정 씨가 하나원을 나와 서울 양천의 한 임대주택에 도착한 것은 닷새 전인 8월 3일. 하나원에서 나올 때 초기 정착지원금 300만 원이 든 통장을 받았다.아파트에 도착해…
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2일부터 나흘 동안 미사일 35발을 쐈다.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미사일을 쏜 것도 이례적이거니와 북방한계선(NLL)을 넘겨 미사일을 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북한의 반응에서 강력하게 복원된 한미 연합훈련에 절…
▶동아일보 유튜브 라이브 ‘중립기어’ 10월21일자 김정은, 9.19 합의로 시간벌었다! 우리가 ‘파기 선언’ 해야 하나(링크)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정상화된 것은 군사전략적 측면에서 너무나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훈련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실제 전쟁 …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아들 7명을 낳고 6.25전쟁 직전에 월북했다. 전쟁이 끝난 뒤 북한에서 제주도 해녀 출신의 젊은 여성을 만나 또 아들을 8명이나 낳았다.남로당 출신이라 황해도 농촌으로 쫓겨나 박해를 받으며 힘들게 살았지만, 남과 북에 딸은 단 1명도 없이 아들만 15명을 남겼다.…
“전투기 150여 대를 동시 출격시킨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이 8일 진행됐다”고 북한이 공개했을 때 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 날 수 있는 전투기가 150대가 된다고? 아무리 빡빡 긁어모아도 어려울 건데…. 만약 진짜로 150대나 떴다면 그중 몇 대가 추락했을지 그게 제…
양강도의 3월은 6시 반이면 어두워진다.강진 씨는 산에서 내려와 압록강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도로를 가로 건넜다. 이 구간은 강바닥에서부터 약 10m 높이의 석축을 쌓고 만들었기 때문에 평소에 탈북이 불가능한 곳이다. 그래서 국경경비대도 순찰만 할 뿐 고정 잠복초소를 두고 있지 않다.…
지난달 초 기상관측 사상 최다 시간당 및 일일 강우량을 기록한 강남은 물난리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 북한이라고 무사했던 것은 아니다. 평양 역시 대동강물이 인도까지 넘쳐나 낮은 지대가 물에 잠겼다. 북한 중앙TV에선 300∼400mm 국지성 호우를 예고하며 홍수를 철저히 방지하라고…
아버지는 정전으로 깜깜해진 함흥역에서 클래식 기타의 선율에 혼을 빼앗겼다. 마침 북한군 협주단이 지방공연을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다 무료해지자 한 여성단원이 기타를 꺼내든 것이다. 가느다란 기타줄 6개의 떨림이 악다구니로 가득 찼던 역사를 조용하게 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숨은 주역 중 한 명이다. 러시아는 개전 초 우크라이나 통신시설을 주요 목표로 삼고 미사일과 폭탄을 퍼부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통신 인프라는 대거 파괴됐다. 위기 상황에서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머스크에게…
김혁의 소년 시절은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청진에서 수십㎞ 떨어진 고무산에서 태어난 그가 처음 집을 뛰쳐나올 때의 나이는 7살. 이후 5년 동안 꽃제비로 북한을 떠돌았다. 아버지는 굶어죽고, 형은 북한 교화소에서 죽었다. 김혁 역시 18살에 악명 높은 전…
1995년 초겨울. 북한 강원도 금강군과 김화군 사이에 있는 우두산(948m) 정상의 진지에서 북한군 병사들이 남쪽에서 날아온 삐라 한 장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삐라에는 ‘대한민국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 자동차 등록대수 1000만 대 이상. 4명 중 1명이 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6개 항목으로 구성된 ‘담대한 구상’을 대북정책으로 제안했다. 사실 담대함을 따지자면 과거 보수 정부들이 훨씬 더 담대했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평균 소득이 3000달러에 이를 때까지 지원해 주겠다고 했고 항목도 6개에…
#요리 훈련병 “이제부터 동무들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배려로 조선인민군의 식사를 책임지는 요리사로 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일장연설을 하는 소좌 앞에 트럭에서 내린 10대 후반 청소년들은 차렷 자세로 바짝 긴장한 채로 서있었다. 입소식이 끝나고 군복으로 갈아입은 뒤부터 이…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이하 북한인권대사)로 발탁돼 7월 28일 박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다. 2016년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6년 9월 이정훈 초대 대사가 취임했으나 1년 임기를 마치고 물…
임철(33)은 떨리는 심장을 부둥켜안고 컴퓨터 앞에 마주 앉았다. 11살 때인 1998년 겨울 두만강을 넘어 탈북한 이후 이렇게 떨렸던 적이 언제 있었나 싶었다. 숨을 깊게 내쉬고 법무부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런데 서버가 다운돼 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