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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역전세난’에 서민들 발 동동… 분쟁조정제 확대해야

입력 2019-02-18 00:00업데이트 2019-02-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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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가 이사를 가려고 해도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9·13부동산대책이 나온 후 전국의 주택 매매가는 물론이고 전세가도 지난해 11월 이후 14주 연속 하락세다. 지역 경기가 나쁜 경남·울산은 물론이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도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에 집을 가진 가구 중 27%는 2주택 이상 다주택 가구다. 다주택자들은 그동안 다른 세입자를 구하거나, 만기가 지나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줘 왔다. 그런데 9·13대책으로 2채 이상 다주택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어려워졌다. 집주인이 “돈이 없어 보증금을 못 주겠다”고 버티면 세입자는 이사를 하려고 해도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세입자가 소송을 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주기 위해 2017년 5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생겼다. 지난해 이 위원회에 2515건의 분쟁 조정이 접수됐는데, 이 중 72%인 1801건이 전세금 반환 분쟁이었다. 올해 1월은 191건으로 작년 1월보다 10%가 늘어났으며 봄철 이사 성수기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지만 위원회를 아는 사람이 적은 데다 서울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6곳밖에 없다. 강원도에 사는 세입자는 서울까지 와서 분쟁을 해결해야 할 판이다. 더구나 집주인이 조정을 거부하면 조정 절차를 시작할 수가 없어 강제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사설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해주는 전세금보증반환 보증보험 제도도 확대 보완해야 한다. 현재 이 보증보험은 계약기간이 절반 이상 남아야 가입할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작년 11월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 누적 가입 실적이 7만6000여 건에 불과했다. 집주인이 책임지도록 역전세 대출 상품을 새로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정부가 역전세난에 손놓고 있지 말고 세입자 보호 조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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