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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취업자 증가 9년來 최악… 노동개혁 없이는 일자리도 없다

입력 2019-01-10 00:00업데이트 2019-01-1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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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8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한 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9만7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정부가 제시했던 목표치(32만 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통계 기준을 바꾼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107만3000명이었고, 실업률은 2001년 이후 최고인 3.8%였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 차 성적표가 맞나 싶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과 일자리안정자금 등을 포함해 54조 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붓고도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통계를 놓고 보면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드는 임시직 일자리의 한계가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16만5000명까지 반짝 늘었던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 3만4000명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공공기관을 동원한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이 11월 종료된 영향이 크다. 이런데도 정부는 올해 3조8000억 원을 들여 단기 공공일자리를 96만 개까지 늘린다고 하니, 기업이 만드는 일자리 대신 세금이 끊기면 사라지는 ‘생산 없는 일자리’만 고착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고용참사의 배경에는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부진,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 등 다양한 요인이 작동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성장 핵심 정책의 영향도 적지 않다. 모두 노동비용을 높이고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정책들이다.

노동 환경이 경직될수록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꺼리고 그만큼 일자리 창출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이동도 어려워지는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줄여야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생산성이 높아진다.

사설
하지만 정부는 일부 강성 노조에 휘둘려 공공부문과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와 고임금 구조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 차등을 둘 수 있는 근로 유연화 제도를 마련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 재정을 단기 공공 일자리에만 쓸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수요 공급 간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도록 직업훈련, 재취업 교육에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용시장의 유연성과 직업 안정성을 함께 확충하는 노동개혁 없이는 일자리 창출도, 경제 활력 회복도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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