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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올해도 국채 이자율 낮춰 선심예산 대주는 짬짜미할 건가

입력 2018-11-28 00:00업데이트 2018-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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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으로 국회의 새해 예산안 심의가 예년보다 늑장 출발했지만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예산 챙기기 행태는 변함이 없다.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각 상임위원회가 예비심사를 마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긴 예산안 증액 규모는 10조3030억 원에 육박한다. 각 상임위가 증액한 예산 대부분은 지역구 민심을 의식한 ‘선심성’일 가능성이 크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주로 다루는 국토교통위가 2조5506억 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가 2조377억 원 등의 대규모 증액을 요구한 것이 그 방증이다.

정부와 국회는 올해도 이 같은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 이자율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국채 잔액인 579조 원에 대해 평균 2.6%의 이자율을 적용해 이자를 지급했다. 그런데 기재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설정한 국채 평균 이자율 예상치인 ‘계획 금리’는 3.5%다. 현재 국고채 금리는 3년 만기, 10년 만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2% 안팎이다.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지만 3.5%는 국가 경제가 초호황일 때의 금리 수준이다. 국회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금리 예상치를 지적하며 이자율을 0.5%포인트 정도 낮춘다면 3조 원 가까이 예산을 감액할 수 있다.

국회는 2016년도 예산안 심의 때도 정부가 설정한 3.5%의 국채 이자율을 2.8%로 0.7%포인트 내리게 해 2조 원 가까운 예산을 감액했고, 이 돈의 대부분은 각 당 의원들이 원하는 민원성 사업의 예산으로 다시 증액됐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심사 막바지에 국채 이자율을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 요구를 고려해 애초부터 이자율을 넉넉히 설정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사설
기재부가 부풀려진 국채 이자율에 따라 예산을 짜고 국회가 이를 삭감해 많게는 조 단위의 새로운 재원을 만드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쉬쉬해 온 오랜 관행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반복됐다. 이는 국회가 파행으로 얼룩져도 막판에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나눠 먹기 식으로 끼워 넣을 수 있는 뒷배가 된다. 정부와 국회의 예산심의 시스템의 음습한 관행부터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혈세 누수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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