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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오늘 민노총 파업, 내일 경사노위 출범… 막무가내 세력 끊을 때

입력 2018-11-21 00:00업데이트 2018-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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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오늘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여의도 국회 앞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지역본부도 지역별 대회를 연다. 민노총 참여를 촉구해온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내일 민노총 없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연다.

민노총의 전국 단위 총파업은 재작년 11월 박근혜 정부 퇴진 요구 총파업 이후 처음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 탄생의 공로를 내세워 ‘촛불 지분’을 요구하던 민노총이 이제 현 정부를 ‘친(親)재벌, 반(反)노동 정권’이라고 비판하며 강경투쟁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그간 끊임없이 민노총에 경사노위 참여를 설득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

대기업 강성노조들이 이끄는 민노총은 조합원 80만 명을 거느린 노동계 대표라고 자처하지만 노조 가입이 가능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4%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연봉이 1억 원에 육박하고 고용세습 특권까지 누리는 대기업 귀족노조가 이끄는 조직이다. 이런 ‘조직된 소수’ 노동단체가 한국 노동계를 대표할 수는 없다. 그들은 이제 사회적 약자가 아닌 강성 기득권 세력일 뿐이다.

정부는 그동안 민노총 요구를 수용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했지만 그 결과는 고용참사였다. 민노총은 각종 규제혁신 정책에도 건건이 반기를 들었다. 더 이상 민노총에 끌려만 다녀선 기업은 물론이고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함께 어려워지는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여권 내부에서도 들린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단 경사노위는 출범시키되 민노총 참여는 계속해서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이미 합의한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해 청와대가 “경사노위에서 우선 사회적 대화를 하고 국회에서 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민노총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경사노위가 어제 기업의 우려는 무시한 채 노동계 요구만을 대거 반영한 ILO 협약 비준 관련 법 개정 권고안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렇게 장외(場外)의 민노총을 의식해 노동자, 사용자, 정부,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경사노위마저 노조 편파적 기구로 만들 수는 없다. 정부여당이 탄력근로제 확대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참여연대, 민변 같은 친정부 진보성향 단체마저 노동계 주장에 가세했다. 아무리 진보개혁을 내건 문재인 정부지만, 목전의 위기 앞에서 막무가내로 생떼를 쓰는 세력을 더는 껴안고 갈 수 없다. 공멸로 가는 연대가 아닌, 진전을 위한 단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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