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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北 “개성공단 동결 해제”, 再가동 열쇠는 비핵화뿐이다

입력 2018-10-25 00:00업데이트 2018-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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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남측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 왔다고 한다.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남측 인력을 추방하고 자산을 동결한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개성공단 기업인들과 함께 현지를 방문해 자산 보전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관리·운영권을 주장하며 자체 재가동 움직임까지 보였던 북한이 자산 동결 해제를 통보한 것은 공단 재가동을 서둘러 달라는 대남 메시지일 것이다. 앞서 북한은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자산에 대한 몰수 조치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재가동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기업인 방북도 자산 점검 차원이지 재가동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 단체·개인과의 합작사업이나 협력체 설립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독자제재도 북한에서의 건설 운송 등 각종 사업을 위한 재화나 용역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설비나 자재의 반입, 근로자 임금 지불 등 개성공단 운영을 위한 조치 하나하나가 제재 위반 논란에 휩싸일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개성공단은 북한 정권의 악행에 일조했다는 국제적 오명 탓에 엄격한 제재의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의 70%가 핵개발에 유입된다는 박근혜 정부의 발표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의 요구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개성공단 정수장의 수돗물을 개성시에 공급해 논란이 일었고, 여당에선 북측 근로자 임금을 달러 대신 쌀 같은 현물로 지급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북한 선전매체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제재 예외조항으로 해달라는 남조선당국의 요청을 (미국이) 가차 없이 묵살했다”고 했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한이 나서 남측의 ‘개성공단 재개 외교’를 공공연히 떠벌리고 있는 것이다.

사설
북한은 요즘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 요청엔 응하지 않은 채 남측에 기대 활로를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국제사회의 의심만 증폭시킬 뿐이다.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도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명시돼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어디까지나 ‘조건’, 즉 대북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하고, 그것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우회로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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