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외면당한 野, 국회 本業부터 철저히 챙겨 존재가치 보여라

입력 2018-06-20 00:00업데이트 2018-06-20 00:00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내홍에 휩싸여 원 구성 협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25일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국회 공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로 가면 6월 임시국회도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한 채 회기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9월 정기국회까지 국회 장기 공백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공백이 이어지면 우선 어부지리(漁夫之利)를 받게 되는 이가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다. 이철성 현 청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로 정부가 그 전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거쳐 임명동의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만약 20일을 넘기면 민 내정자는 청문회 없이 경찰총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우리는 드루킹 불법 댓글 조작 사건을 비롯한 숱한 사례에서 자신의 본분과 정치적 중립성을 망각한 사람이 경찰 고위직에 오를 경우 어떤 부작용이 빚어질 수 있는지를 목도해 왔다. 더구나 새 경찰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현재 국회에는 민생법안이 다수 포함된 법안 9716건이 계류돼 있다. 후반기 의장단과 18개 상임위원장도 모두 공석이다. 최악의 고용쇼크와 근로시간 단축,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등 국회가 파헤치고 행정부를 추궁해야 할 핵심 경제·민생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 지방선거 압승으로 독주체제를 굳힌 청와대와 행정부를 견제할 권한을 지닌 국가기관은 국회 외에는 없다. ‘재판거래’ 의혹 사건으로 파란을 겪고 있는 사법부 사태의 본질을 따지고 김명수 대법원장을 견제할 권한도 국회에 있다.

사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참패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민생과 경제를 살릴 법안을 신속히 만들어내고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해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국회의 진정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야말로 야당이 다시 국민의 신임을 얻고 존재가치를 확인시켜 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올바른 길이 될 수 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