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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한반도 평화체제, 南北이 주도하고 美中은 지원해야

입력 2018-04-02 00:00업데이트 2018-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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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포함한 새로운 안전보장의 틀을 제안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미중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1953년 유엔군과 북한, 중국이 6·25전쟁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였던 만큼 평화협정 체결에도 주요 당사자로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얘기다. 남북미 중심으로 논의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에 중국이 빠질 수는 없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평화협정은 국제법적으로 여전히 전쟁 상태인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끝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법적 제도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평화협정의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는 관련국 모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당장 누가 서명할 것인가부터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남과 북이 주체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보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1970년대 이래 중국이 당사국 권리를 자신들에게 넘겼다며 북-미 양자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다.

다만 이 문제는 남북미중 4국이 참여해 논의한다는 데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1990년대 후반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4자 회담’이 개최된 것도, 2005년 6자 회담 합의인 9·19공동선언에 ‘별도의 포럼’을 규정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평화협정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맞물려 있는 데다 각종 전후 처리 문제를 비롯해 북방한계선(NLL) 같은 경계선 확정, 나아가 북-미 수교, 주한미군 철수 여부까지 하나같이 민감한 문제여서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선 평화협정 체결에 앞서 평화구축 프로세스의 시작점으로서 ‘3자 또는 4자 정상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 김정일의 요구에 따라 ‘3자 또는 4자’라고 애매하게 규정하면서 중국 또는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남북, 북-미에 이은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발언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여기에서 배제된 채 가만있을 리 없다. 물론 중국의 참여는 필요하다. 중국이 빠진 한반도 평화, 새로운 동북아 안보질서는 만들어질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이 목소리를 높이면 한반도 문제는 자칫 주요 2개국(G2) 대결구도로 휩쓸릴 수 있다. 평화체제 논의는 남과 북이 주도하고, 미중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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