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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美 금리인상 초읽기, 1450조 가계부채 폭탄에 불똥 튀나

입력 2018-03-19 00:00업데이트 2018-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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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계빚이 주요 국가 중 소득에 비해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육박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어제 한국 가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작년 3분기 12.7%로 전(前) 분기보다 0.1%포인트 올랐다고 발표했다. DSR는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1∼9월 한국의 DSR는 0.3%포인트가 늘어 조사 대상 17개국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550조 원이 넘는 한국의 GDP에서 가계부채 비율도 94.4%에 달해 2016년 말에 비해 1.6%포인트 증가했다. 43개 조사 대상 국가 중 7위였다.

1450조 원이 넘는 한국의 가계부채 폭탄에 미국발(發) 금리 인상의 불똥이 튈지 걱정스럽다. 22일 새벽(한국 시간) 미국은 최근 경제 회복을 근거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1.5∼1.75%로 오르면 한국 기준금리인 1.5%보다 높아진다. 2007년 9월 이후 10여 년 만에 양국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소득 하위 30% 미만의 저소득자 등이 보유한 가계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81조 원을 넘어선다. 특히 전체 가계부채의 70% 정도가 변동금리 대출로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 부동산 시장 역시 이자 부담으로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부동산 가격은 물론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권마저 휘청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설
문제는 한은이 가계부채 우려로 한미 간 금리 격차를 장기간 방치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수출의 성장세와 395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 덕분에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물가는 1%대에 머물고 있어 당장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장기간 미루다가 자칫 수출이 악화되면 주식과 채권 자금이 동반 유출되면서 금융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가계부채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영업자의 대출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앞서 가계부채의 사각지대에 대한 점검과 함께 저소득층의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는 중장기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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