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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는 박 대통령의 헌재 답변서

입력 2016-12-17 00:00업데이트 2016-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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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탄핵소추 의결서에 대한 답변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모두 다투겠다”며 “탄핵은 이유가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탄핵 사유로 제시한 국민주권주의 등 헌법 위반 5건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 법률 위반 8건을 모두 부정한 것이다. “헌법 부분은 인정되기 어렵고 법률 위반 부분은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변호인 측은 말한다.

 변호인들은 24쪽 분량인 답변서의 구체적 내용은 헌재 심판 과정에서 자세히 밝히겠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되는 헌재 심판을 앞둔 재판 전략이겠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담화를 내며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내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깬 셈이다. 박 대통령이 인정한 미르·K스포츠재단 관여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추후 심판 과정에서 말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박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역시 “공소장에 뇌물 부분이 없다”면서 “인정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는 “불행한 일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고 생명권을 침해한 사실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이 분노하는 헌정질서 유린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전히 잘못도 모르고, 책임도 못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박 대통령이 3차례 대국민 담화에서처럼 혐의를 딱 잡아뗀 채 자신은 몰랐다, 책임이 없다는 주장만 해서는 국민도, 헌재도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탄핵소추안 가결 후 박 대통령이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했다지만 정작 그 말을 하고 싶은 건 국민이다.

사설
 청와대가 어제 대통령경호실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현장조사를 거부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비밀이 누설될 경우 전략적, 군사적으로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거나 국가안전 보장에 연쇄적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매우 중요한 시설’이라는 이유를 댔으나, 비선 실세 최순실은 그런 곳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국민을 대신해 국회와 특검이 잘못을 확인하고 바로잡으려는 것에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최대한 협조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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