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공유하기
동아일보|경제

[사설]경제는 엉망인데 稅收만 사상 최대 규모라니

입력 2016-12-14 00:00업데이트 2016-12-14 00:00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올해 국세 징수 규모가 사상 최대인 24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10월 국세 수입은 215조7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조2000억 원 늘었다. 10개월 동안의 세수가 작년 전체 세수(215조9000억 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세수 펑크를 내던 나라 가계부가 지난해 2조 원대 흑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흑자 규모가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가 재정의 실제 적자나 흑자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어느 쪽이나 바람직하지 않다. 세수가 많이 모자라면 재정건전성이 추락하는 반면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넘치면 경기부양에 쓸 수 있는 돈을 미처 쓰지 못해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애초 정부가 올해 세수를 실제와 가까운 수준으로 전망했더라면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11조 원보다 더 늘려 민생대책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세수 증가 원인으로 비과세 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같은 내수 진작책을 들고 있다. 좋은 정책의 효과 덕분에 세수가 늘었다는 자화자찬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담배소비세 인상이나 부동산 거래 증대에 따른 양도소득세 확대의 영향도 적지 않다. 수출 부진으로 수출기업에 돌려줘야 할 부가가치세 환급액이 줄면서 부가세 수입이 예상외로 불어나기도 했다. 사실상의 증세와 자산 거품, 불황형 흑자가 복합된 것이 ‘세수 풍년’의 실체다. 하지만 당국자 누구도 이런 속사정을 솔직하게 설명하지 않으니 경기침체 국면에서 세금만 늘어나는 이상현상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설
 세수가 늘면서 내년 초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물론 재정은 급락하는 경기를 떠받칠 최후의 버팀목이다. 그러나 세수 전망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그때그때 명분에 따라 추경을 편성한다면 나라 가계부는 누더기로 전락할 것이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