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교육부 전관예우 위한 대학 구조조정인가

입력 2014-01-29 03:00업데이트 2014-01-29 08:16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교육부가 2023년까지 모두 16만 명의 대학 입학 정원을 감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학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대책 가운데 2017년까지 정원 4만 명을 감축한다는 내용은 대학들이 이미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새로운 방안이 아니다. 교육부는 3년씩 3회 주기로 전국의 모든 대학을 평가해 두 차례 연속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대학을 퇴출시키겠다고 했으나 이 정도의 소극적인 대책에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교육부의 대학 평가는 정량 및 정성평가를 통해 대학을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 미흡 등 5등급으로 나누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최우수 등급을 제외한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지 아닌지가 이번 대책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그러나 민주당 신학용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재취업한 교육부 4급 이상 퇴직자 35명 가운데 22명이 대학 총장이나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차관을 지낸 뒤 위덕대 총장을 지냈다. 대학들이 교육부 출신을 영입할 때는 정부의 구조조정 등에서 바람막이 역할이나 전관예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정원 감축에 대한 최종 결론은 칼자루를 쥔 교육부에 의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현 상황에서 대학들이 평가 결과에 기꺼이 승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퇴출 대상이 많은 지방대 가운데 설립자가 거액의 교비를 횡령하는 등 온갖 비리가 발생한 서남대가 아직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은 부실 대학 퇴출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이번에 지방대의 감축 비율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학 구조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사설
교육부는 최우수 대학에 대해서는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으나 정원 감축과 정부의 재정 지원을 연계해 최우수 대학까지 사실상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기계적 평등주의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대학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평가 기준은 신설될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마련하게 된다. 중립적인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대학의 옥석(玉石)을 가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