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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경쟁력 갖춘 대학 정원까지 줄이는 게 개혁인가

입력 2014-01-22 03:00업데이트 2014-0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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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조정 문제가 대학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낮은 출산율과 학령 인구 감소로 올해 63만 명인 고교 졸업생 수가 2019년에는 53만 명, 2023년에는 39만 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반면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의 입학 정원은 올해 56만 명으로 조만간 연간 고교 졸업생 수보다 대학 정원이 훨씬 많아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상당수 대학은 신입생을 확보하지 못해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전국 모든 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대학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상위권 대학 역시 정원을 감축하되 정부 지원 사업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작년 말 한 인터뷰에서 “전문대학이나 지방대학 중 이름이 없는 대학 가운데도 그 지역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학이 있다”며 “최하위 대학도 자생력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인재 양성 역할을 못하는 부실 대학도 지역에서의 역할을 따져 다함께, 평등하게 안고 가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러나 국가 장래를 생각한다면 이 방안은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서울대 KAIST 포스텍 고려대 연세대 등 몇몇 대학은 세계 상위 수준에 근접한 교육과 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반면에 일부 대학은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할 만큼 엄청난 수준 차가 있다. 점진적으로 정원을 감축해 나간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대학 정원을 일률적으로 줄이다가는 그나마 세계 상위권에 올라 있는 대학마저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대학 스스로 정원을 줄이겠다고 하면 몰라도 정부가 나서서 강요하는 것은 대학 자율성에 대한 침해다.

사설
초중등 의무교육에선 형평성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대학 정책은 달라야 한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인재 육성이다. 인적 자원이 거의 전부인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통할 인재를 키우려면 잘하는 대학을 더 잘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대학이 맞게 될 상황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다. 젊은 세대의 인구가 줄어들수록 더 경쟁력 있는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 나라의 미래가 대학교육의 질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고등교육의 질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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