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허리와 목을 건강하게” 척추 노화 늦추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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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척추질환 ‘척추관협착증’과 ‘척추변형’
증상 따라 주사요법이나 수술로 젊음 되찾을 수 있어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 의료진이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 의료진이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희망이다. 그러나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생리현상.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노화와 퇴행성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 피부에 주름살이 생기고 머리카락은 흰색으로 변하며 혈관에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척추도 마찬가지다. 허리디스크가 노화되고 척추관절이 커지고 인대가 두꺼워져서 결국에는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다리 전체가 터질 것 같은 고통, 디스크와 달라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신경관이 좁아지는 현상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꽉 죄기 때문에 허리는 물론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게 된다. 척추가 노화돼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과거에도 있던 질병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인구의 노령화와 더불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노인 인구의 건강이 좋아지고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환자 또한 많아졌다.

건강해 보이는 72세의 한 환자는 모든 신체 기능이 정상이고 친구들과 골프 등 여가도 즐긴다. 기대수명인 85세까지 사는 데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가족들과 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척추관협착증으로 보행 장애를 겪으며 삶의 질에 문제가 발생했다. “앞으로 10년 이상은 더 건강히 살아야 하는데…”라며 걱정이 많다. 그래서 병원을 찾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처음엔 디스크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오래 서 있거나 한참 동안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 다리가 아파오면서 다리 전체가 터질 것 같이 저려서 도저히 걸을 수 없게 돼 잠시 앉아서 쉬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떤 환자는 다리에 감각이 마비된다고 하고 또는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게 된다고도 한다. 이런 증상을 의학용어로는 ‘신경성 간헐적 파행(跛行)’이라고 하며, 이때는 허리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협착증이 점점 심해지면 걸을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짧아져 초기에 약 30분 정도 걷다 쉬던 것이 20분, 10분, 5분, 1분으로 줄고 나중에는 앉았다가 서기만 해도 아파서 바로 주저앉게 된다.

협착증의 진단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MRI 검사다. 그리고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이기도 하다. 아직 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검사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척추신경의 이상 유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검사로 협착증의 정도를 알려주므로, 치료 계획 수립에 필수적이다.


수술 성공률 95% 이상

요추협착증 초기에는 침상 안정이나 물리 치료만으로도 통증이 경감된다. 통증이 아주 심한 경우에 진통제 목적으로 약을 복용하기도 하나 함부로 신경통에 좋다는 약을 남용해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일정 기간의 안정 및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의 원칙은 압박받는 척추신경을 풀어주는 것이다. 협착증이 있는 부분의 요추후궁을 제거함으로써 척추신경의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법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수술법이다.

그러나 척추가 불안해 흔들거릴 때는 유합술(척추고정술, 나사못 고정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근 그 사용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수술법이다. 수술 성공률은 95% 이상이다. 특히 환자의 보행이 좋아지고 멀리까지 걸어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신체 연령에 따른 노화 현상을 막을 방법은 없겠지만 평상시 자세를 바로 하고,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척추의 퇴행성 변화는 그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퇴행성 척추 변형도 주의해야

퇴행성 척추 변형도 심각한 허리병이다. 허리가 점점 앞으로 기울어지고 말할 수 없는 통증에 고통 받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병명조차 모르는 상태로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을 찾아온 한 환자의 사례를 통해 퇴행성 척추 변형에 대해 살펴보자.

66세 주부 김 씨는 7년 전부터 허리가 아프고 걸을 때마다 몸이 한쪽으로 기울고 점차 앞으로 구부정하게 되어 허리를 똑바로 펴고 걸을 수가 없었다. 설거지를 할 때에도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어 팔꿈치로 지지해야 했고, 이에 양쪽 팔꿈치에 굳은살이 심하게 생겼다. 계단 오르는 것도 힘들어 여러 대학병원을 찾아가 보았으나 수술을 할 단계가 아니라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진통제를 먹어보라는 얘기만 수차례 들었다. 더 이상 비수술적인 치료나 운동, 진통제 등도 효과가 없어 우울증까지 생길 지경에 이르러서야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에 내원했고, ‘퇴행성 척추 변형으로 인한 시상면 불균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소 생소한 진단과 큰 수술을 받아야 된다는 부담감, 주변의 걱정에도 최종적으로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후 8개월이 지난 현재 환자는 더 이상 허리가 기울어지지 않으며, 장거리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 환자가 진단받은 ‘퇴행성 척추 변형에 의한 시상면 불균형’은 최근 2∼3년 전부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척추 변형 연구의 한 분야다. 디스크가 망가지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거나 척추 뼈가 약해지는 등 허리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퇴행성 변화로 정상 곡선을 잃어버리고 점차 균형을 잃게 되면서 앞으로 향하게 되는 병이다. 이런 환자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이 수술은 일반적인 척추수술보다 수술 범위가 크고, 시간도 더 걸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수술 전후 엑스레이 사진을 비교하면 전면부에서 우측으로 휘어졌던 허리가 바로 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측면 사진에서 환자의 요추부가 정상으로 커브를 만들면서 등 부위가 젖혀진 부분이 다시 정상 곡선으로 돌아온 것을 볼 수 있다.

허리 통증, 일찍 제대로 진단만 하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생활이 가능하다. 피할 수 없는 노화이지만, 길어진 수명을 건강하게 채우고 싶다면 평소 운동과 함께 허리의 건강상태에 늘 관심을 갖는 태도가 필요하다.

도움말: 강남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외과

진동규·김경현 교수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척추#퇴행성척추질환#척추관협착증#척추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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