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박성훈 칼럼) “섹스, 누가 더 좋아할까?”

  • 입력 2015년 6월 30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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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거라곤 그것(?)뿐이라서 발기부전 진료에 매진하다 보면, 드물지 않게 결 혼 2~3년 차의 새댁(?) 혼자서 진료를 보러 오는 경우가 있다. 그녀들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은 제각각이지만 나에게 털어놓는 고민은 모두 비슷하다.

칼럼니스트 박성훈 비뇨기과 전문의


이들은 대부분 배우자의 성적인 무관심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다가 어디에 하소연하기 힘든 상황에서 병원을 찾아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어디 가서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이런 문제가 있을 땐 어디에 가야 하는가를 물어보는 것조차 어려운 게 사실. 현재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남자들만 진료를 받을 것 같은 발기부전 비뇨기과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젊은 여성들이 진료를 보겠다고 기다리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배우자와 같이 오고 싶었지만, 배우자의 거부로 자신만 오게 되었다는 것이 전형적인 상황이다.


생과부 신세로 눈물 흘리는 여성들

많은 경우 그녀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신세를 하소연한다. 처음에는 외도를 의심하다가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출산한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성적인 매력이 떨어져서 그런 걸까요?”, “제가 지겨워져서 그런가요?”, “더는 호기심이 없는 걸까요?” 심한 모욕감과 오랫동안 스스로를 괴롭히던 생각을 극복하고자 그녀들은 용감한 결심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사실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여성에게는 문제가 없고 남자들에게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및 대사증후군 등으로 남성 호르몬의 기능이 감소하면서 20~30대 젊은 나이에도 남성 갱년기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경우 남성성, 공격성, 성욕, 자신감 등도 같이 감소하기 때문에 애정 표현이 감소하게 되는 게 당연지사.

그 결과 배우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법.

그러나 몸과 마음은 별개가 아니기에 남성호르몬의 문제가 남성을 소극적으로 만들어서 애정의 말도 잘못하고 관심도 없는 초식남으로 변하게 한 것이다.


귀두보다 음핵이 1,000배 민감해

서론이 길었는데 그럼 과연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더 섹스를 좋아할까? 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본디 우리 몸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가에 대해서 알아보면 정확한 답은 아니더라도 그에 대한 실마리를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상동기관이 존재한다. 상동기관이란 사실 같은 기원을 가지는 세포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X, Y 염색체의 차이에 의한 성장이 끝나고 나서는 서로 다른 기관처럼 보이게 되는 기관들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음핵과 귀두이다.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귀두에 혈류가 충전되는 것과 같이 여성도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음핵에 혈류가 충전되게 된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음핵에는 귀두보다 약 1,000배 이상 신경이 더 밀집해 있게 된다.

바로 이 음핵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에 대한 차이를 볼 수 있다. 사실 남성은 섹스만을 위한 장기가 없다. 음경은 소변도 보고 섹스도 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음핵은 오로지 성을 느끼기 위한 기관으로 존재한다!

많은 경우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심한 자극이 오히려 불쾌감을 유발할 경우가 있을 정도로 예민한 곳, 오로지 성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기관이 있는 여성. 그리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기관이 있는 남성. 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수그러드는 남성, 치솟는 여성

또 다른 차이는 바로 남성 호르몬이다. 남성은 남성호르몬의 기능이 사춘기 때 정점에 다다르고 그 후로부터 점차 감소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지방세포의 증가로 남성호르몬이 지방세포에서 여성호르몬으로 변화되게 된다. 따라서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성관계를 통해 성적 흥분이 가능한 횟수가 일반적으로 감소하여 70대에 이르면 5~6일에 한 번 정도만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여성호르몬이 남성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성욕이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폐경을 맞으면서 변화를 겪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치료와 보조제를 사용하면 꾸준히 성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성욕은 행복한 삶을 위한 원천

그릇된 성욕으로 인한 범죄나 불륜을 자주 접하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성욕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에 익숙해 있다.

특히 여성의 성욕에 대해 성범죄를 유발한다거나 헤프다는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 행태도 보게 된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나도, 읽는 독자도 모두 여성과 남성의 성욕의 결과물이다. 성욕 자체를 나쁘게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부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성은 인류가 그 종족을 이어나가는 중요한 고리이다.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꾸준한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건강한 성생활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에 대한 이해는 결국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자신의 성욕을 부정한 것으로 보고 혼자서 끙끙 앓을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이해함으로써 좀 더 행복한 삶에 가까워지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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