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자가 늘었다. 지난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영향이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30~40대 남성이 주축을 이루며, 절반 이상이 1000만 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다. 투자자 중 70%가 수익을 얻었으며, 올해 역시 상승장을 기대하고 있다.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가 ‘2024 대한민국 가상자산 개인 투자자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리포트는 가상자산 미디어 및 커뮤니티 ‘코인니스’ 이용자 31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디스프레드가 발표한 2024 대한민국 가상자산 개인 투자자 트렌드 리포트 / 출처=디스프레드
투자자 70%가 수익 달성, 신규 투자자도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30~40대가 주축을 이룬다. 30대와 40대가 각각 36.79%, 30.09%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성비로 나누면 여전히 남성이 많다. 하지만 여성도 지난 2022년 8%에서 2024년 31.32%로 급격히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신규 투자자 비중이다. 전체 응답자의 약 33%가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를 시작했다. 디스프레드는 “신규 투자자는 지난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했다”라고 분석했다.
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10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금액은 1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미만(24.59%)이며, 100만 원 이하가 18.41%, 100만 원에서 500만 원이 16.83%,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이 12.91%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익을 얻은 투자자는 약 70%에 달했다. 투자금 대비 50% 미만의 수익을 얻은 투자자가 43.06%로 가장 많았으며, 약 12%의 투자자가 1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이 선호하는 가상자산은 비트코인(28.65%), 리플(14.43%), 이더리움(9.96%), 도지코인(4.04%), 솔라나(3.71%) 순이다. 디스프레드는 “비트코인의 인기 요인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영향”이라고 언급했다.
거래소 관련 답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업비트와 빗썸의 격차다. 설문 결과만 보면 업비트와 빗썸의 이용률 차이가 6.73% 차이에 불과하다. 이는 빗썸이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로 볼 수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해 거래 편의성을 높인 점도 격차를 좁힌 요인 중 하나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 전망 ‘긍정적’
가상자산 투자자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투자자의 31.56%가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봤으며, 60.4%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인 전망은 1.56%에 불과했다. 이에 투자자 중 37.26%는 지난해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한다는 투자자도 46.22%에 달했다.
올해 주요 관심사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및 가상자산 정책(42.93%) ▲가상자산 과세 등 국내 정책(25.49%) ▲알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9.28%) ▲각국 정부 보유 비트코인 매도 추세(8.64%) ▲중국 가상자산 금지령 해제 여부(4.96%) 등을 꼽았다.
디스프레드가 발표한 ‘2024 대한민국 가상자산 개인 투자자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글로벌 정책 변화로 인해 신규 투자자가 늘고, 수익률이 증가했다. 가상자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글로벌 정책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거래소 이용 현황이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거래 편의성과 거래량, 수수료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에 따라 빗썸의 점유율이 늘고 업비트와의 격차가 좁아졌다. 이용자 편의성 강화, 다양한 제휴 마케팅 및 이벤트, 저렴한 수수료 정책 등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