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넘어선 ‘셀트리온 램시마SC’, 美서 신약으로 환골탈태… “합병회사 수익 증대 기대”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10월 23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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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시마SC, 美서 ‘짐펜트라’로 최종 허가
유럽서 검증된 치료 편의·효능 주효
신약으로 허가 받아 특허 관련 독점 지위 기대
처방 후 배나 허벅지에 자가 투여하는 방식
‘최대 28조’ 美 염증성장질환 치료 시장 공략
램시마 전환 후 짐펜트라 유지요법 시너지 기대
합병·직판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수익 증대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가 미국에서 신약으로 최종 허가 받았다.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Remicade)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지만 SC제형은 셀트리온이 처음으로 개발했다. 바이오시밀러가 시장 점유율에 이어 제형 라인업까지 오리지널을 완전히 뛰어넘은 셈이다. 특히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첫 번째 제품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SC가 현지 제품명 ‘짐펜트라(ZYMFENTRA)’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고 23일 밝혔다.

짐펜트라는 기존 정맥주사(Ⅳ)제형인 램시마를 SC제형으로 변경한 인플릭시맙 치료제다. SC제형은 병원 처방 후 배나 허벅지에 자가 투여가 가능하다. 자가 투여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맥주사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처방에 맞춰 집에서도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어 치료 편의와 환자 삶의 질을 대폭 개선한 방식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처럼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유용한 치료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인플릭시맙 외에 다른 치료제의 SC제형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셀트리온의 경우 인플릭시맙 SC제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전 세계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오리지널을 압도하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미국에 앞서 유럽과 캐나다 등 약 50여개 국가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했고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FDA가 허가 협의 단계부터 제품 차별성과 제품력을 인정해 신약 허가 절차를 권고했다. 신약으로 승인받기 위해 셀트리온은 2개의 신규 글로벌 임상 3상을 수행했고 해당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해당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년 12월 FDA에 허가 신청을 제출해 이번에 신약으로 최종 승인을 받은 것이다.

신규 임상 3상은 54주간 크론병 환자 343명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 43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차 결과변수인 임상적 관해(CD 및 UC)와 내시경적 반응률(CD), 주요 2차 결과변수 등은 모두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수치를 보였다.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획득해 출시될 예정으로 기존 바이오시밀러가 누리지 못한 특허 혜택 등도 누리게 된다. 출원 완료한 SC제형 투여법에 대한 특허는 최대 2040년까지 보호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종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장벽 특허로 볼 수 있다. 특허가 확정되면 만료시점까지 짐펜트라는 신약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대비 높은 판매가격 책정이 가능해 안정적이면서 중장기적인 수익 기반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측은 “우수한 효능과 제품력, 치료 편의, 먼저 출시된 유럽 시장에서 검증된 안전성 등에 힘입어 까다로운 미국 당국으로부터 신약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미국에서도 다른 인플릭시맙 제품에서 램시마로 전환(스위칭) 후 유지요법으로 짐펜트라를 사용하는 듀얼포뮬레이션 치료 옵션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다음 가는 시장인 유럽에서 셀트리온은 듀얼포뮬레이션 전략을 전개해 기존 램시마와 램시마SC가 동시에 점유율을 확대하는 시너지효과를 누리고 있다.
셀트리온 짐펜트라 제품 이미지
셀트리온 짐펜트라 제품 이미지
다른 주요 시장에서 편의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릭시맙은 미국에서만 20년 이상 누적 처방돼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된 성분이고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현지 의료 환경을 감안할 때 스스로 투약 가능한 SC제형 특유의 편의성이 더욱 장점으로 부각된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작년 기준 약 62조570억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짐펜트라는 이중 약 12조8000억 원에 달하는 염증성장질환(IBD) 치료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TNF-α 억제제가 아닌 다른 치료제를 투약 받는 IBD 환자까지 합하면 미국 내 타깃 시장 규모는 약 28조3000억 원 규모로 늘어난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램시마와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 2017년 램시마가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선 상태다. 램시마SC는 2020년 유럽에 출시돼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의한 직접판매(직판) 체제도 주요 시장에 안착하면서 수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먼저 출시된 램시마는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30.2%를 기록했다. 짐펜트라 역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미국 내 구축한 직판망을 통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현재 셀트리온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기존처름 셀트리온이 제품을 공급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공급한 제품을 구매하는 중간 절차가 없어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원가경쟁력 강화와 이에 따른 이익 개선 등이 구현될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짐펜트라의 신약 허가는 통합 셀트리온의 2030년 매출 12조 원 달성을 위한 첫 번째 마일스톤 달성을 의미한다”며 “짐펜트라는 향후 통합 셀트리온 매출 성장을 견인하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이 기대되는 핵심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짐펜트라를 비롯한 신규 품목들의 시장 안착과 2025년까지 선보일 5개 신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통합 셀트리온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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