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드랩 “쇼핑몰 상품 사진, AI로 순식간에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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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14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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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누구나 셀러(판매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개인이 부업으로 이커머스 셀러를 하는 일도 그리 드물지 않다. 그만큼 진입 장벽이 낮아졌지만 상품 사진은 여전히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야 하는 영역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에 상품을 등록하는 과정을 떠올려보자. 제품명, 상품 정보처럼 단순 텍스트를 입력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상품 사진은 다르다. 사진 자체야 스마트폰으로도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결과물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것과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상품 사진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허투루 할 수도 없다. 전문 사진가를 고용하는 등 상품 사진에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랩 이주완 대표와 구성원들. 제공=드랩

인공지능 스타트업 드랩은 이 지점을 파고든다. 드랩 이주완 대표는 “기존 상품 사진은 일일이 시안과 스튜디오를 섭외하고, 사진가와 모델을 섭외해야 하는 등 완전히 재래식으로 생산이 됐다. 비용도 적어도 수백만 원은 들고, 기간도 보통 두 달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사업자들에게 상품 사진이란 골머리를 앓게 하는 분야, 즉 페인 포인트인 셈이다.

이 페인 포인트를 인공지능으로 풀어 보고자 하는 게 바로 드랩의 솔루션인 ‘드랩 아트’이다. 드랩 아트는 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문가가 찍은 듯한 상품 사진으로 바꿔준다.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에 마치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 같은 조명과 배경을 입히는 건 물론이고, 인물도 대체가 가능해 모델 초상권 문제도 해결해준다.

드랩의 상업 사진 최적화 솔루션 '드랩 아트'. 출처=드랩

그냥 사진만 올려도 상품 유형을 인식해 알아서 어울리는 콘셉트를 제안하지만, 원하는 콘셉트가 있다면 이를 설명하는 문구를 입력해 그에 맞는 사진을 뽑아낼 수도 있다. 최근 들어 화제가 되고 있는 달리(DALL-E)나 미드저니처럼 그림 그리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원본 사진 업로드 후 상품 사진 생성까지 수십 초면 충분하다.

드랩 아트를 활용하면 기존 재래식 상업 사진과 비교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데다, 성과에 따른 최적화 작업 또한 알아서 해줄 수 있다는 게 드랩의 설명이다. 가령 두 가지 사진 중 어떤 사진을 노출했을 때 더 많이 판매로 이어지는지 AB테스트를 진행하고, 그에 맞춰 더 높은 성과를 낸 사진을 표출해주는 것과 같은 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드랩 아트로 생성한 상업 사진(오른쪽)과 원본 사진(왼쪽). 출처=드랩

이 대표는 “성과 측정 및 최적화가 잘 돼야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재촬영이 어려운 기존 재래식 상업 사진으로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드랩 아트는 AI가 전문가가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 같은 사진을 얼마든지 다시 생성할 수 있고, 성과 측정과 최적화까지 알아서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용성에 대한 검증도 마쳤다.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현대백화점, 쿠팡, 애경, CJ 올리브영, 네이버, CJ ENM, 11번가, 카페24 등을 포함한 531개 사가 시범 서비스에 참여했다. 시범 서비스 동안 총 2만 3343건의 상품 사진을 생성됐고, 그중 69.1%가 실제로 다운로드됐다. 가장 고무적인 성과는 참여한 유효 이용자 중 23.4%가 유료 서비스 이용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은 돈이 안 된다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현재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가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분야인 경우가 많아 그렇다”면서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돈이 돌고 있는 상업 사진 분야에서 그 비용을 100분의 1 정도로 줄여주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있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출처=드랩

드랩 아트는 오는 상반기 중 정식 출시 예정이다. 개별 이커머스 사업자들에게 웹 서비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더불어 오픈 마켓 플랫폼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오픈 마켓 플랫폼에 셀러들이 상품 사진을 등록할 때 바로 드랩의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플랫폼 입장에선 쉽게 상품 사진을 확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셀러들을 유인할 수 있고, 개별 셀러들마다 콘셉트와 품질이 천차만별인 상품 사진을 평준화해 플랫폼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드랩은 지난해 3월 창업된 신생기업이지만, 구성원 각각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잔뼈 굵은 전문가들이다. 이주완 대표를 비롯한 공동 창업자 3명은 서울대,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한 석박사이자 삼성전자에 재직하며 빅스비 등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 개발에도 참여했다. 창업에서도 이 대표는 플런티라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한 뒤 삼성전자에 매각하며 이미 성공을 경험한 바 있다.

드랩 이주완 대표. 출처=IT동아
드랩 이주완 대표. 출처=IT동아

검증된 팀인 만큼 K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0억 규모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6월 팁스에 선정되고, 12월에는 과기부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 우수상을 받는 등 빠르게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트루 이노베이션’에 선정되었다. 트루 이노베이션은 현재 드랩에 트루 이노베이션 을지로랩을 사무 공간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각종 멘토링과 투자자 네트워킹, SK 그룹사와의 협업 지원으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드랩은 앞으로 상품 사진 최적화 솔루션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드랩 아트를 광고 사진 최적화, 자동 브랜딩 솔루션으로 점차 고도화하며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계획도 그리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서비스 출시와 국내 영업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려고 한다. 산출물이 이미지인 만큼 언어의 장벽이 없어 해외 서비스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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