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품종별 특성보다 개체별 차이가 더 크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9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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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소유자 1만8385명을 조사하고 개의 유전자 2155개를 분석한 결과 개의 품종만으로 개의 행동을 예상하는 것은 틀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컨대 핏불과 같은 품종은 공격성이 강하다는 견해가 있는데 이는 잘못이라는 것이다. 핏불 품종은 인간과 사회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인터넷에는 핏불이 사람 무릎에 앉는 동영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반면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조상은 인간과 사교성이 크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

물론 품종간 차이가 분명 있으며 품종의 특성에 따른 행동 예측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개 유전자 전문가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MIT 찬 의과대 엘리노어 칼슨 교수는 보더 콜리 종은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이 커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보다” 훈련하기 쉽다고 말했다.

다만 평균적으로 어떤 품종이 행동의 특성을 규정하는 범위는 9%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특정 품종에만 나타나는 행동도 구별되지 않는다. 연구진들은 시베리안 허스키종이 다른 개들보다 하울링하는 비율이 높다면서도 다른 개들도 하울링을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자들은 행동 패턴이 세습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품종과 특정 행동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주장과 모순적인 현상처럼 보이지만 행동이 후대에 이어질 확률이 25%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확률은 유전의 영향과 다른 요인들을 모두 합한 결과다. 연구자들은 또 개의 친밀성 등 일부 행동 등은 유전자의 영향이 확실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의 의미는 개의 행동이 강력하게 세습되긴 하지만 미국애견클럽이 구분하고 있는 것처럼 개가 친밀한 성격인지, 공격적 성격인지, 차가운 성격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현대 개 품종 분류가 이뤄진 19세기에 창작된 것임을 지적한 점이다.

공동연구자인 MIT 찬 의과대 및 브로드연구소 진화생물학자 캐스린 로드는 “독일산 단모종 포인터는 약간 더 집중력이 좋고 골든 리트리버는 약간 더 물건을 찾아오며 시베리안 허스키는 약간 더 하울링할 뿐”이라고 말하고 개를 들일 때 “하울링하는 래브라도나 집중하는 파피용, 물건을 잘 찾아오는 그레이하운드는 물론 물건을 찾아 오지 않는 리트리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참여자가 아닌 펜실베니아대 펜 벳 근로견센터 신시아 오토 소장은 이번 연구가 “전적으로 옳다. 특정 품종에만 나타나는 행동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각각의 개들간 차이가 품종간 차이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예컨대 훈련이 쉽다고 보더 콜리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각각의 보더 콜리마다 큰 편차가 있다”는 것이다.

칼슨 박사는 이번 연구를 8년 전에 시작했다면서 당초 연구 목표가 특정 행동과 연관된 DNA 영역을 찾아보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찬 의과대 및 브로드연구소 캐슬린 모릴 공동 연구자는 이번 연구에 잡종견이 많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이 주종이라고 밝혔다. 그는 잡종견은 유전자가 섞여 있어 외모와 행동을 분리하기가 쉽기 때문에 “행동과 품종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 참여자가 아닌 애리조나대 애리조나 개인지 센터 소장 에반 매클린은 이번 연구가 “잡종견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의, 대단히 인상적인 개 유전자 연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잡종견들은 너무 다양해 유전적 비교를 하기가 쉽지만 연구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많은 잡종견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특정 행동과 관련된 11개 유전자 영역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앞으로 사람의 유전자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울링 성향과 관련된 유전자 영역은 인간의 경우 언어발달 능력과 연관돼 있고 인간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는 성향과 관련된 유전자 영역이 사람의 장기기억 영역에서도 발견된다.

연구자들은 다윈스 아크(Darwin‘s Ark) 프로젝트를 통해 품종견이든 잡종견이든 가리지 않고 개를 기르는 사람은 누구나 유전자를 채취해 보내고 설문에 답해 연구에 도움을 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칼슨 박사는 “전세계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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