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구울 땐 창문 활짝… 매캐한 ‘요리 매연’ 폐암 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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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굽고 튀길때 유해물질 발생
실내 공기질 떨어뜨리고 두통 유발
비흡연 여성 폐암 원인으로도 꼽혀
조리시간 줄이고 환기는 자주해야

요리 매연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등 실내공기를 관리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요리 매연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등 실내공기를 관리해야 한다. 동아일보DB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공기질 관리 또한 중요해졌다.

집 안에서 가장 많은 양의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곳은 주방이다. 요즘처럼 환기가 어려울 때는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방에서 식재료를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요리 매연’은 주방뿐 아니라 거실 등으로 퍼지면서 실내 공기질을 떨어뜨리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주방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구우면 거실에 있는 공기청정기에 금세 빨간 불이 들어온다.

주방에서 발생한 요리 매연이 삽시간에 거실까지 퍼지고 조리 후에도 지속적으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킨다. 2019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환기설비 매뉴얼 제작 마련 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주방에서 조리로 미세먼지 농도를 약 1500μg/m³로 높이면 거실 미세먼지 농도 역시 1000μg/m³까지 치솟았다.

요리가 중지된 시점부터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는 하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의 유지 기준인 35μg/m³에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무려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요리 매연은 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미세먼지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두통과 피로 등을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비롯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유해물질이 이에 속한다.

요리 매연-폐암 인과관계 연구 이어져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은 폐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수는 2019년 기준으로 10만 명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폐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환자의 85%는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이며 나머지 비흡연자 15%는 대부분 여성이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원인으로는 요리 매연이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미세먼지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역학조사에서는 요리를 자주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4∼8배나 높았다. 덴마크에는 초미세먼지가 5μg/m³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하고 미세먼지가 10μg/m³ 상승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22% 오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요리 매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됐다. 대한폐암학회연구위원회가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페암 환자 478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요리 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가 안 되는 경우에 폐암 발생률이 각각 5.8배, 2.4배로 높았다.

실내 미세먼지 해결책은 환기
요리 매연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환기이다. 환경부는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창문을 여는 동시에 주방 레인지후드를 작동하고 요리가 끝난 뒤에도 최소 30분 이상 레인지후드를 켜두라고 권장한다. 요리 시 기름 입자 등이 필터를 막아 기기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하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선뜻 문 열고 환기하기 쉽지 않다. 자연환기가 어려울 때는 창문을 열지 않고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는 환기 시스템도 고려해볼 수 있다. 경동나비엔의 ‘나비엔 청정환기 시스템’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집안 전체의 공기질을 관리한다.

요리할 때 실내공기 관리를 위해서는 고기나 생선은 바싹 굽지 않고 부치거나 튀기는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되는 요리를 할 때는 뚜껑을 덮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조리 시간을 짧게 하고 기름이 타지 않도록 중불에서 요리하는 것이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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