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 혈압 맹신은 금물… 측정 자세에 따라 오차 범위 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광센서 검증 안돼 정확도 떨어져
일반 혈압계 측정값으로 보정해야
“고혈압 관리보다 조기진단에 유용”

워치로 혈압을 관리할 때는 일반 혈압계의 혈압값을 주기적으로 입력해 정확도를 유지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워치로 혈압을 관리할 때는 일반 혈압계의 혈압값을 주기적으로 입력해 정확도를 유지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 측정이다. 정확하게 측정된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예후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 기기들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는 세계 최초로 혈압 측정 의료기기의 요건을 갖추기도 했다.

과거 스마트폰을 이용해 혈압을 측정할 때는 측정 방법에 따라 변동 폭이 큰 것이 문제점이었다. 이후 유비쿼터스 모델이 적용되고 훨씬 개선된 데이터를 보여줬다. 특히 아이폰의 손가락 진동 감지 장치를 이용할 경우 오차 범위가 수축기 혈압 ―4.0mmHg, 이완기 혈압 ―9.4mmHg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기존에 의료기기로 허가된 손가락 혈압 측정계의 오차 범위와 AAMI 허가 기준인 5±8mmHg를 만족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광센서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주변에 근적외선 광원이 있을 경우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 또 측정 시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오차 범위가 커진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표준 방법을 준수해야 정확한 혈압 측정값을 얻을 수 있다. 아직까지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이거나 80mmHg 이하로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서는 충분한 자료가 없어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삼성 헬스 모니터. 인터넷 캡처
삼성 헬스 모니터. 인터넷 캡처
스마트 워치로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측정계(일반 혈압계)로 얻은 혈압값을 혈압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에 주기적으로 입력해 보정해야 한다. 혈압 보정은 최소 2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한 값이어야 하며 사용자가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는 손목을 바꾸면 보정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보정에서 주요 문제는 두 팔 사이의 혈압 차이이다. 여러 역학 연구에서 양 팔 사이의 수축기, 이완기 혈압은 각각 3.3, 2.0mmHg 정도의 차이가 난다. 혈압이 높을수록 양팔 사이의 차이는 더 커진다. 따라서 반대쪽 팔에서 측정한 혈압 값을 기준으로 보정할 경우 내부 보정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최소 3mmHg의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먼저 스마트 워치에서 센서 기반 혈압 신호를 획득한 후 동일한 팔에서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해 보정할 것을 권고한다.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할 때는 커프에 의해 위팔 혈관이 눌렸다 풀리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손목의 혈압 파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워치에서 신호를 먼저 획득하고 일반 혈압계의 혈압으로 보정한다. 이런 과정을 1∼2분 간격으로 3회 반복해 정확도를 높인다.

의료기기로 인증 받은 혈압계도 혈압이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게서는 정확도가 검증되지 않아 사용이 추천되지 않는다.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증, 박동수 변동성이 큰 심방 세동, 혈류가 약한 말초혈관질환, 당뇨병, 심근병증, 말기 신부전, 손떨림, 혈액 응고 장애 등을 가진 환자는 모바일 기기 혈압 측정을 추천하지 않는다.

대한고혈압학회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고혈압 환자의 모니터링보다는 일반인에서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는 데 1차적인 효용성이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기 사용이 익숙한 20, 30대는 고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만성질환을 조기에 관리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서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정기적 혈압 측정은 혈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자칫 부정확하게 측정한 혈압을 기반으로 약제를 자가 조절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법

대한고혈압학회 제공

▲ 1단계: 적절한 측정 자세와 보정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5분 정도 안정한다. 이때 팔과 손목이 너무 건조하거나 로션 등으로 젖지 않게 한다.

― 측정 30분 전 커피, 과격한 신체 활동, 흡연을 삼간다.

― 측정 전에 미리 소변을 본다.

― 측정 중에는 주변 사람과 대화를 삼간다.

―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다리를 접지 않고 편안하게 앉는다. 측정 시에는 편안하게 숨을 쉬고 숨을 참거나 급하게 쉬지 않는다.

― 보정을 위해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동측 위팔에 일반 혈압계를 착용한다.

▲ 2단계: 보정

― 스마트 워치를 너무 조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손목과 밀착되게 착용한다.

― 스마트 워치의 혈압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작동 신호를 받는다.

― 위팔에서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한다.

― 측정값을 혈압 측정 앱에 입력한다. 이런 과정을 3∼5회 반복해 보정한다.

▲ 3단계: 측정

1단계의 바른 자세를 지키며 혈압을 측정한다.

▲ 4단계: 주기적 재보정

주기적으로 재보정해 정확도를 유지한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는 팔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이 착용할 경우 반드시 재보정해야 한다.
#헬스동아#건강#의학#스마트 워치 고혈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