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산업진흥원 판로개척, 큐어라이프 양혜정 대표 "소통이 좋은 제품을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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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4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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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산업진흥원(원장 김태정)이 운영하는 시흥창업센터(서부경기문화창조허브)가 경기도 내 스타트업을 위한 ‘2020년 제조/콘텐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지원 사업은 이미 제품을 상용화하고 유통과 판매를 경험한 창업 7년 미만의 제조-콘텐츠 융/복합 기반 스타트업이 참가한다.

지원 사업 목표는 참여기업의 유통 판로 역량을 강화해 성공적인 판로개척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제품 판로 확보를 위해 롯데마트, 쿠팡 등 대형 유통채널 현업MD와 매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참여기업의 니즈를 반영해 분야별 전문기업과 1:1 전략전수 및 코칭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기업으로 선정된 큐어라이프 양혜정 대표와 이야기 나누었다.

Q. 먼저 본인 소개 부탁한다.

쓰리잘비를 소개하는 큐어라이프 양혜정대표 (출처=IT동아)
쓰리잘비를 소개하는 큐어라이프 양혜정대표 (출처=IT동아)

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공부하며 자료 분석 및 수집을 배웠다. 이후 국내 최장 산업디자인업체인 디자인월드에서 연구데이터 및 시장조사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했다. 그러던 중 시화산업단지에서 오래 일하다보니 주변에 공장장이나 유능한 경력자가 많은데, 대기업이 외부로 나가면서 일거리가 줄어 이민을 준비하는 상황을 목격했다. '우리가 직접 판로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 있다면 대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Q. 쓰리잘비는 어떤 제품이며,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쓰리잘비 시연 모습 (출처=IT동아)
쓰리잘비 시연 모습 (출처=IT동아)

고시원에서 지낸 경험이 있다. 환기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화장실을 쓰고나면 습기와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머리카락을 청소하기 힘들었다. 방 먼지 또한 마찬가지다. 청소용품을 이것저것 사야하는데 방이 좁아 보관할 공간이 충분치 않았다. 화장실 물청소, 방바닥의 머리카락, 환기하고 나서 쌓이는 먼지. '각각의 청소용구를 다 합쳐 하나로 되어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이 쓰리잘비의 시작이었다. '쓰리잘비'라는 제품 이름도 '빗자루, 와이퍼, 스크레이퍼 세 가지 청소용구를 하나로 합쳐 잘 쓸어낼 수 있는 빗자루'라는 뜻이다. 2012년도에 처음 기획했으나 당시 적절한 소재를 찾기 어려워 상용화하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사업 시작 후, 소비자가 공감할만한 아이템을 찾다가 쓰리잘비가 떠올랐고,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다.

Q.개발에 어려움은 없었나.

소재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 초반에는 공장에서 쓸 목적으로 마모가 거의 없는, 내구성 좋은 소재를 쓰고 싶어서 타이어 고무같은 단단한 고무를 사용했다. 그런데 가정에서 사용해보니 고무가 바닥과 마찰하면서 소리도 나고 고무 자국이 바닥에 남았다. 실리콘 소재로도 테스트 해봤는데 마찰계수가 높은 탓에 끊어지면서 쓸려 먼지를 모을 수 없었다. 소재를 고민하며 많은 테스트를 거치던 중 엘라스토머(elastomer)를 적용해보았다. 탄성이 있는 소재라 바닥을 쓸었을 때 고무처럼 유연하게 휘어져 부드럽게 쓸리고, 바닥과 마찰하는 순간 정전기가 발생해 미세한 먼지까지 쓸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전에는 물리적으로 쓸어낸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적당한 소재를 찾으니 이물질도 더욱 잘 쓸리고 소음 또한 개선되었다. 이처럼 소재 선택이 가장 고민이었는데 해결책을 강구하면서 상용화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Q.일상용품이다보니 사용감에도 신경을 많이 썼겠다. 쓰리잘비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맞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사용하기 편해야한다. 소재뿐만 아니라 디자인, 무게 등 사용감에 영향을 주는 모든 부분에 신경썼다. 빗자루는 보통 한 손으로 잡고 사용하니 어깨를 중심으로 충분한 동선이 나와야하기 때문에, 빗자리 길이에 따라 이동거리가 어느정도 되는지 파악하여 원활히 비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빗날을 디자인할 때도 일정 하중이 실리면 빗날 전체가 바닥에 다 닿도록 설계했다. 먼지가 너무 날리지 않도록 세류현상까지 고려하여 만들었다. 그 결과, 반려동물 털까지 잘 쓸려서 동물을 키우는 소비자층에서 인기다. 또 물이 닿는 제품이다보니 고무와 플라스틱의 이음새를 없애기 위해 전용 금형을 만들었다. 가볍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고, 손잡이 구멍안쪽에 후크를 만들어 보관용이성을 더했다. 소비자를 신경쓰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일반 공산품이라 특허 받기 어려운 빗자루인데도 쓰리잘비는 특허를 받을 수 있었다.

Q.소비자 반응이 좋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손에 쥐고 쓸 수 있는 미니잘비 (출처=IT동아)
손에 쥐고 쓸 수 있는 미니잘비 (출처=IT동아)

소통에 신경쓴다. 제품 구매자가 남기는 리뷰를 모두 읽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제조공장을 직접 운영하다보니 좋은 아이디어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실례로 크기가 조금 더 작고 휴대할 수 있는 제품을 희망한다는 리뷰를 접하고 미니잘비와 핸디잘비를 만들었다. 또한 쓰리잘비 공식 판매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자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쓰리잘비를 사용하면서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혹은 아직 써보지 않았다면 무엇이 고민되는지 의견을 받는다.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개선방향을 잡는다.

Q.시흥창업센터 판로개척 사업을 통해 어떤 도움을 얻고 있는가?

상용화 과정을 거쳐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나니, 막상 어떻게 판매해야할지 막막했다. 심지어 직원 중에 기본 마케팅인 SNS 조차 운영하는 사람이 없었다. 한창 고민할 때 시흥창업센터에서 어떤 판로가 있는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은지 안내해주었다. 첫 번째는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였다. 시흥창업센터의 안내를 받아 펀딩을 시작했고 소비자와 제품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소비자가 특정 상황에서도 쓰리잘비를 사용할 수 있는지 질문하면, 바로 영상으로 쓰리잘비 사용 장면을 촬영해 답글을 남겼다. 그 결과 완판됐고, 카카오메이커스에서도 완판되면서 다양한 판로가 열렸다. 첫 판로 개척을 시흥창업센터 덕분에 할 수 있었다.

Q.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내년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호주는 이미 수출 중이고, 일본은 지난 6월부터 글로벌 홈쇼핑 채널인 QVC에서 완판한 경험이 있다. 나아가 생활용품이 유명한 독일이나 미국, 유럽으로 판로를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또, 12월 말쯤 쓰레받기를 출시 예정이다. 쓰리잘비를 처음 만들 때부터 구상하던 제품인데 소재 개발 등 오랜 과정을 거쳐 최근 최종 모델을 만들었다.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신제품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큐어라이프 또한 리빙 브랜드로 성장해가며, 국위선양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겠다.

동아닷컴 IT전문 장현지 기자 present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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