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아마존이 불타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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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열대우림의 경제적 가치는 엄청납니다. 고무와 과일, 꿀, 견과류뿐 아니라 그곳의 생명체가 주는 혜택은 정말 큽니다. 그런데 이익이 적은 소의 방목을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해야 한다는 발상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브라질의 환경수호자 시쿠 멘지스의 말이다.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도저와 전기톱을 맨몸으로 막아내었던 그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시상하는 ‘세계 500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축산업자의 손에 살해당한다. 그의 암살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아마존의 열대우림 보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올해 브라질 열대우림인 아마존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7월에만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가 6091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9년 7월의 5318건보다 14.5% 늘어난 것이다. 이 연구소는 “올 1∼6월 열대우림 3069km²가 사라져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벌채 사상 최악의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왜 아마존 지역의 열대우림에 강한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원주민들이 농경지와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해 무단으로 벌채하고 방화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목장주, 농장주, 광산주 등이 불법적인 방화를 일삼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다. 다른 원인은 기후변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들은 올해 아마존 대형 화재가 재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대 북대서양의 평균 해수 온도가 높아 아마존 남부의 화재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관적인 정책이다. 그린피스 운동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농업과 산업을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것에 찬성하면서 아마존 삼림 벌채를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아마존 지역 개발을 증진하겠다고 공약했고 취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것은 지구에 재앙이다. 아마존은 세계 산소 공급의 20%를 담당한다. 아마존은 지구의 기온을 조절한다. 물 조절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가뭄과 폭우의 피해를 줄인다. 지구 생명체의 10% 이상이 이곳에서 살아간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저지한다. 아마존이 사라지면 이런 혜택이 사라질 뿐 아니라 열대우림이 파괴될 경우 500억 t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 양은 전 세계에서 1년에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2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유럽 국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환경보존 협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브라질은 7월 15일 향후 4개월간 아마존 방화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의 에리카 베렌게르는 “8월은 이미 어려운 달이 될 것이고 9월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머지않은 장래에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이 사막으로 변하는 것을 볼지도 모르겠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열대우림#대형 화재#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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