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열린 ‘고체연료’ 발사체…‘한국판 스페이스X’ 현실화 될까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9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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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2020년 개정 미사일 지침 채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7.28 © News1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2020년 개정 미사일 지침 채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7.28 © News1
한·미 미사일 지침이 전격 개정되면서 우리나라도 ‘고체연료’를 쓰는 우주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져 민간·상업용 로켓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개발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CE0)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최근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처음으로 발사하며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린데 이어 우리나라도 고체연료 족쇄가 풀리면서 ‘한국판 스페이스X’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일 우리 군의 첫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도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2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우주사업에 뛰어들기를 열망하는 젊은 인재들을 우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며 “한국판 스페이스X가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제 우리도 다른 우주개발 선진국들처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액체연료형, 고체연료형, 하이브리드형 모두를 자유롭게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체연료 발사체의 장점은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발사다. 고체연료 발사체는 액체연료 발사체보다 상대적으로 구조가 간단해 개발·생산비용이 저렴하다.

액체연료는 연료탱크를 부식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발사 전 연료를 채우는 시간이 필수적이다. 고체연료는 이러한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미리 연료를 채워놓은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고체연료 발사체가 군사 분야에서 일회용 미사일로 강점을 가진 이유다.

액체연료는 탱크에서 연소실로 옮기는 과정에 필요한 터보 펌프와 밸브를 제작해야 한다. 게다가 발사과정에 연료의 흔들림도 제어할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하고 그만큼 개발 비용도 많이든다. 그리고 연료 저장·발사체 주입 설비 등 필요 시설을 추가로 건설해야한다.

한국형 발사체로 개발되고 있는 누리호나 스페이스X의 팔콘9 발사체는 이러한 단점에도 액체연료 방식을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액체연료는 상대적으로 비추력(발사체의 연료 효율성)이 좋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연료를 사용할 때 더 큰 추진력이 나오기 때문에 발사체 무게가 성능과 직접 연결되는 우주 발사체 분야에서는 액체 연료를 이용한다. 또한 발사체 회수 시 재활용을 할 수 있게 설계할 수 있어 회수 기술이 확보될 경우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액체 발사체 중심의 민간 우주 개발에서 이번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은 하이브리드 발사체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고체연료 발사체와 액체연료 발사체를 함께 쓰는 발사체 시스템을 말한다. 주로 고체 연료 발사체가 보조 발사체(부스터)로 사용된다.

다만 하이브리드 발사체를 국내에서 활용하는 데는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 항공우주연구원은 고체연료 발사체를 도입하더라도 연구·개발을 거쳐야 하기에 단기간 내 활용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번 지침에 따라 새로운 고체 발사체 개발 사업을 기획하더라도 용도 설정 및 비용사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다른 고체연료 발사체의 활용 방향은 저궤도 소형위성 발사 수단이다. 저궤도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소형위성을 올려놓는 데에 필요한 정도의 추진력은 고체 연료를 활용해도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일본은 2013년부터 소형위성용 고체로켓 ‘엡실론’을 발사하고, 비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020년대 중후반까지 자체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를 활용한 저궤도 군사정찰위성을 다수 발사하면 감시정찰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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