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년 전 운석 소나기, 생명 활동 재료 ‘인’ 지구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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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4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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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표면의 거대 크레이터와 그 주변을 둘러싼 작은 크레이터(녹색표시)를 찍은 카구야의 지형카메라 사진(Terrain Camera image). (오사카 대학제공) 2020.07.23
달 표면의 거대 크레이터와 그 주변을 둘러싼 작은 크레이터(녹색표시)를 찍은 카구야의 지형카메라 사진(Terrain Camera image). (오사카 대학제공) 2020.07.23
달의 운석자국(크레이터)를 분석한 결과 8억 년 전 거대 소행성이 파괴되면서 지구와 달에 ‘운석 소나기’가 쏟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 운석 소나기로 생명 활동의 주요원소인 ‘인’(燐·P)이 지구로 다량 유입됐을 것이라는 학설을 제시했다.

일본 오사카 대학의 켄타로 테라다(Kentaro Terada) 연구팀은 일본의 달 탐사선 ‘카구야’의 달 지형 카메라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이들은 달의 직경 20㎞ 이상의 달 크레이터 59개의 형성 시기를 조사했다. 예를 들어 직경 93㎞의 코페르니쿠스 크레이터와 그 주변의 860개의 작은 크레이터의 밀도를 분석하는 식이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인 59개의 크레이터중 8개가 동시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달은 침식 과정이 거의 없어 운석이 떨어진 크레이터가 오래 보존된다. 반면에 지구에 거대 운석이 떨어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대기 등에 의한 침식과 지질 활동으로 흔적이 사라진다. 특히 6억 년 이전의 소행성 흔적들은 지구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크레이터 규모와 특성에 따른 운석 크기 추정법과 지구·달 충돌에 대한 모델을 적용한 결과 총 질량 4000조~5000조kg의 운석비가 8억 년 전에 지구와 달 쪽으로 쏟아져 내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8억 년 전은 선캄브리아기 말의 크라이오제니아기 인근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 대해서는 소위 ‘눈덩이 지구’(snow ball earth) 가설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 가설은 8억 년 전에서 6억년 전 사이에 지구 전체가 얼어붙는 빙하기를 겪었다는 가설이다. 현재는 이 가설에 대해서는 점차 증거가 쌓이는 단계다. 이 가설이 중요한 까닭은 이 시기 화석을 통해 추정되는 생명체의 다양한 진화와 환경변화가 관련있다는 내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8억 년 전의 운석 소나기가 지구 표면에 다량의 인(燐·P)을 지구로 가져왔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연구진은 직경 100㎞의 소행성이 8억 년 전 모종의 이유로 파괴되면서 일부는 지구와 달에 떨어지는 등 태양계 곳곳으로 날아가고, 안정된 궤도를 형성한 잔해물들은 소행성이 됐다고 봤다.

이번 연구에서 데이터를 수집한 카구야 달 탐사선은 정식 명칭 셀레네(SELENE)로 카구야는 애칭이다. 이 탐사선은 2007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발사한 것으로 달 주변을 돌면서 달의 지형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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