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전문가 “사상 최악의 폭염 더 악화…2030년쯤 차원 뛰어넘는 기온 예상”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2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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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날 강원 홍천이 섭씨 41.0도를 기록하며 국내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갈아치운 가운데, 한반도 기후 변화와 대책을 연구중인 국립기상과학원의 변영화 기후연구과장은 앞으로 폭염이 더 길고 잦아지다가 2030년 쯤에는 지금과 차원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폭염 진단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폭염 포럼'의 기조발표를 맡았던 변 연구과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폭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변 과장은 "과거에도 연도별로 기온의 높고 낮은 변동폭은 있었으나, 저희 국립기상과학원에서 한 연구의 주요 내용은 '그렇다면 이제까지 겪어왔던 여름철 기온의 변동폭을 뛰어넘는 수준의 시기가 과연 언제쯤이 될 것인가'였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30년대 정도가 되면 저희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런 기온폭을 뛰어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하게 2030년이라고는 얘기할 수는 없지만 2030년대 어느 부근에 가서는 말 그대로 1차원에서 2차원으로,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뛰어넘는 그런 기온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또 "100년 전의 기록부터 지금까지를 살펴봐도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미래의 여름은 6~8월이 아니라 5~9월로 갈 확률이 높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일 최고기온이 33도가 넘는 날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는 거다. 어떻게 보면 겨울에서 곧장 여름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거다"고 말했다.

다만 "(겨울이 없는)동남아식의 열대 기후를 갖게 되는 건 조금 무리라고 생각 된다. 왜냐하면 지구온난화가 지구 전체의 기온을 높이는 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북극 쪽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상층기류 흐름도 약화 시키기 때문에 겨울에 한파가 종종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며 '겨울에는 극한', '여름에는 폭염’ 패턴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 회관에서 '폭염 진단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폭염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 변 연구과장은 "최저기온이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있어서 7~8월 열대야는 10년 당 1일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100년까지 조건에 따라 4도가 오를 수도 있다"며 "대비책 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토론회에서 제시된 폭염 시 맞춤형 대응책 마련과 폭염의 단계별 재정의 등 협의 내용을 국회와 행정부에 공개하고 실질적인 결과 도출에 대한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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