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릴 땐 부드러운 칫솔모, 흡연자는 강한 모 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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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관리 이렇게

회사원 김상진 씨(40)는 식사나 간식을 먹은 후 항상 양치질을 한다. 그럼에도 최근 치아에 통증이 생겨 치과를 찾았다. 어금니 2곳에 충치가 생긴 상태였다. 평소 치아 관리에 신경을 써도 치아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치아 관리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치과 전문의들에게 물었다.

① 치약을 듬뿍 사용해야 좋다?

치약을 많이 쓴다고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칫솔모 길이의 3분의 1, 많게는 2분의 1만 사용하면 된다. ‘양’보다는 ‘사용법’이 더 중요하다. 치약을 칫솔모에 짠 후 솔 사이사이 치약이 스며들도록 혓바닥으로 치약을 누른다. 이후 물을 묻히지 말고 바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치약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은 충치 발생을 억제하는 불소 성분이 1000ppm 이상 함유된 치약을 쓰는 게 좋다. 잇몸에 염증이 잦은 경우 염화나트륨, 초산토코페롤, 염산피리독신 등이 함유된 치약이 좋다. 치태, 치석 등으로 침착된 치아는 이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큰 이산화규소, 탄산칼슘, 인산수소칼슘을 함유한 치약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② 칫솔모가 많으면 잘 닦인다?


칫솔모가 많으면 칫솔의 머리 부분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금니 안쪽까지 칫솔을 넣어 구석구석 닦기 어렵다. 머리 부분은 날렵하고 크지 않은 것이 좋다. 칫솔모 강도도 중요하다. 칫솔모는 강·중·약으로 나뉜다. 치아가 건강하다면 ‘중’ 강도의 칫솔을 쓰면 된다.

흡연자의 경우 치석, 니코틴 등을 제거하려면 ‘강’이 좋다. 시린 증상, 치아가 마모된 경우에는 ‘약’을 고른다. 칫솔 교환은 3개월 전후가 좋다. 단 3개월 전이라도 칫솔모가 벌어져 있다면 교체해야 한다.

칫솔질이 중요한 이유는 치아우식증(충치)을 예방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치아 사이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부패하면 산성 물질이 나온다. 치아 표면의 칼슘, 인 등 무기질이 빠져나가고 그 속의 단백질 등 유기질이 용해돼 치아가 녹게 된다. 초기에는 썩은 부위만 치과용 드릴로 긁어내고 아말감 등 치과용 재료로 채우면 되지만 신경까지 썩으면 치아 뿌리 끝 턱뼈에 고름이 생겨 통증이 심해진다.

③ 가글액이 입 냄새를 없앤다?

양치질이 어려울 경우 간단히 입안을 헹구는 가글액(구강청결제)이 인기 있다. 이 역시 정확한 사용법을 알아야 효과가 크다. 하루 1, 2회 10∼15mL를 입안에 머금고 30초 정도 양치 후 뱉어낸다. 사용 후 약 30분 동안은 음식을 먹지 않아야 효과가 유지된다. 다만 구강건조증 환자나 노약자는 가글액 사용 후 입이 더 건조해질 수 있다. 액체 속 에탄올로 발진이나 고열, 두통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가글액으로 입 냄새를 완전히 제거할 순 없다. 고질적인 입 냄새는 ‘풍치’, 즉 치주염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치아를 지탱하는 치주 조직이 염증으로 파괴되는 질환이다. 염증 탓에 잇몸이 붓고 피가 난다. 이 과정에서 입 냄새가 심해지고 가글액을 써도 효과가 크지 않다.

④ 피가 나거나 시려도 시간이 약이다?

치아는 제일 바깥쪽에 단단한 부위인 법랑질이 있다. 그 아래 완충 역할을 하는 상아질, 더 안쪽으로 신경과 혈관이 존재하는 살덩이(치수)가 있다. 조금만 찬 음식을 먹어도 이가 찌릿하다면 ‘치수염’이다. ‘치은염’은 잇몸에 염증이 생겨 피가 나는 질환이다.

치은염과 치수염은 간혹 시간이 지나면 피가 멈추거나 통증이 줄고 시린 현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염증으로 잇몸이 부으면서 생긴 피가 외부로 배출되면서 잠시 부기가 가라앉아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다. 염증 자체가 없어지진 않는다. 통증과 회복이 반복되는 사이 치아는 더욱 악화된다. 을지대 을지병원 고수진 치과 교수는 “‘며칠 있으면 낫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하루빨리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치아 관리#치주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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