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카페서 홀로 앉는 사람은 밀 농사꾼 후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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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카고대 연구팀 발표, “농사 종류 따라 후손의 행동 달라”

중국 남부의 벼농사 풍경. 벼는 모를 심어 다시 논에 옮겨 심는 과정이 있어 노동력이 많이 든다. 이런 특성이 집단주의를 강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출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중국 남부의 벼농사 풍경. 벼는 모를 심어 다시 논에 옮겨 심는 과정이 있어 노동력이 많이 든다. 이런 특성이 집단주의를 강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출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붐비는 카페에서도 홀로 앉는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잘 끼어 앉는 사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출신지가 전통적으로 밀농사를 지어온 곳인지 혹은 쌀농사를 지어온 곳인지에 따라 카페에서 앉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밀농사 지역 출신은 개인주의가, 쌀농사 지역 출신은 집단주의가 강해서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토머스 탈렘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팀은 중국 상하이와 난징, 베이징, 선양, 광저우, 홍콩 등 6개 도시에 위치한 스타벅스를 비롯한 카페 256곳에서 8964명이 의자에 앉는 패턴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전통적으로 쌀농사가 우세했던 지역(논 비율이 70% 이상인 중국 남부 도시)과 밀농사 우세 지역(논 비율이 20% 미만인 북부 도시) 출신의 행동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밀농사가 우세한 중국 북부 도시에서 사람들은 카페에서 다른 사람과 떨어져 홀로 앉는 경우가 쌀농사 우세 도시(중국 남부)에 비해 주중에는 10%, 주말에는 5% 많았다.

이어 연구팀은 의자를 복도에 일렬로 늘어놓은 뒤 678명에게 앉도록 했다. 그냥 앉으면 사람끼리 어깨를 맞대야 해서 불편한데, 쌀농사 지역 출신은 대부분(94%) 내색 없이 그대로 웅크리고 앉았다. 반면 밀농사 지역 출신은 84%만이 웅크리고 앉았고, 나머지 16%는 의자를 빼 멀찍이 혼자 앉았다. 연구팀은 “현대화된 도시에서도 여전히 쌀 또는 밀농사 전통이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6일자에 발표됐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붐비는 카페#밀 농사꾼 후손#시카고대#농사 종류#후손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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