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암 정복의 상징된 ‘면역항암제’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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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옵디보
최근 항암치료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면역항암제입니다. 2년 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90세가 넘는 고령에 뇌까지 전이된 피부암(흑색종)으로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후 3개월여 만에 완치를 선언하자 면역항암제는 ‘암 정복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면역항암제는 국내에도 도입돼 말기 폐암 환자 등에서 완치 사례를 보이고 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가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를 보이는 과학적 원리는 무엇일까요?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이나 표적항암요법과 달리 인체 면역시스템에 작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은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전신 부작용이 적어 치료과정에서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번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는 그 반응 상태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기존보다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여러 암에 적용 가능하고, 치료요법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 사망률 1위인 폐암 치료 시 단독이나 병용해 면역항암제가 쓰이고 흑색종이나 호지킨림프종, 방광암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면역항암제는 앞으로 더 많은 분야의 치료제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티쎈트릭

키트루다
국내에서 현재 사용 가능한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 옵디보, 티쎈트릭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같은 면역항암제이지만 주력 분야와 특징은 조금씩 다릅니다.

먼저 MSD 키트루다는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 치료에 변화를 이끌어 온 면역항암제입니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국내에서 면역항암제 중 처음으로 일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아 폐암에서 수십 년 만에 표준치료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기존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 과정에서 겪는 구토나 탈모 등 전신적인 부작용을 견디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키트루다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 옵션을 준 것이죠.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행 표준 요법인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키트루다를 먼저 사용할 경우 전체 생존율(중앙값)이 두 배 이상 연장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BMS-오노의 ‘옵디보’도 국내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옵디보는 총 6개 암 대상자에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이성 흑색종,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진행성 신세포암, 호지킨 림프종, 두경부 편평세포암, 요로상피세포암 등입니다. 물론 여기에 열거한 암의 모든 환자에게 옵디보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담당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후발주자로 등장한 면역항암제인 로슈의 ‘티쎈트릭’은 방광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치료약으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기전의 특성상 향후 다양한 암에 국내 적응증을 추가해 국내 암 치료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 아직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면역항암제가 환자들에게 진정한 삶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효과와 이상반응 등에 대한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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