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건국대병원 이선주-김욱연 교수 연구팀 “한국인 난소암에 관여 특정 유전자 발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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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난소암

이선주.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난소 양성종양과 암을 구별하기가 어려워 효과적인 조기 검진 방법이 확립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선주.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난소 양성종양과 암을 구별하기가 어려워 효과적인 조기 검진 방법이 확립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난소에서 발생한 암이다. 난소는 여성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소의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 90%를 차지한다.

난소암은 40∼60대 여성에서 주로 발생한다. 2015년 보건복지부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난소암 발생 비율은 2008년 10만 명당 7.6명에서 2012년 10만 명당 8.6명으로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여성 암 중 10위로 1.9%를 차지했으며 연령별로는 50대가 28.6%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40대 21.0%, 60대에서 17.2%를 차지했다.

난소암 5년 생존율은 1995년 58.7%에서 2012년 61.9%로 위암 및 유방암 등 다른 암들에 비해 비교적 향상되지 않는 상황이다. 진단 당시의 병기와 세포의 분화도로 구분할 때 1기는 5년 생존율이 76∼93%인 반면 3기는 23∼41%에 불과하다.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 80% 이상이 3기 이상에서 발견된다.

난소암을 초음파 검사와 종양수치 혈액 검사로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난소 양성종양과 암을 구별하기가 어려워 효과적인 조기 검진 방법이 확립되지 않고 있다. 또 밝혀진 위험인자도 확실하지 않아 특별한 예방법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선주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김욱연 병리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 상피성 난소암의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연구 결과 난소암 환자의 7번 염색체 안 MET 유전자의 다염색체성이 높거나 유전자 증폭 현상이 나타날 경우엔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다염색체성은 특정 염색체가 중복적으로 핵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특정 염색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상태란 얘기다. 유전자 증폭은 한 개의 세포 안에서 특정 유전자의 DNA 복제가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한국인 난소암 환자 105명의 상피성 난소암 조직을 대상으로 면역조직화학검사(IHC)와 SISH 검사 등을 실시했다. 조사 대상자는 장액성 난소암이 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투명세포암 20명, 점액성 난소암 12명, 자궁내막양 난소암 10명 등의 분포였다.

면역조직화학검사는 항체항원반응을 통해 조직 또는 세포에 있는 특정 물질을 염색해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다. SISH 검사는 염색체나 세포, 조직 단면에서 특정 유전자의 복제수(Gene Copy Number)를 확인한다.

검사 결과 전체 105명 중 35명(33.3%)에게서 MET 단백질이 과발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무진행 생존율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7번 염색체 내 MET 유전자의 다염색체성이 높은 경우와 유전자 증폭 현상도 다수에게서 발견됐다. 이들은 대부분 예후가 좋지 않았다. MET 단백질이 과발현되고 유전자 다염색체성이 높으며 유전자 증폭 현상이 증가하면 악화 속도가 빨라지는 등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수많은 연구와 논문을 발표하면서 병원, 의사, 연구원 간 긴밀한 네트워킹을 통해 난소암 표준 치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그런 노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인체병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휴먼 패솔로지(Human Path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편 난소암은 배란 횟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난소암 발병률은 출산을 했거나 수유를 한 경우 30∼6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경구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난소암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며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평소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난소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고단백 위주의 식습관을 피하고 체중 조절,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난소암#dna#특정 유전자의 복제수#휴먼 패솔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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