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9월 26일]기술 국산화 한 단계 끌어올린 ‘우리별’ 2호 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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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기아나 쿠루 기지에서 아리안V59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우리별 2호. 동아일보DB
남미 기아나 쿠루 기지에서 아리안V59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우리별 2호. 동아일보DB

‘우리별’ 2호가 발사되기까지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1993년 9월 25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강풍과 비구름이 몰려오면서 24시간 연기됐다. 다음날 예정된 발사시간이 됐지만 배터리 시스템과 연료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예정된 시각을 20분 가까이 넘긴 뒤 마침내 우리별 2호를 실은 아리안V59로켓은 “26일 오전 10시 45분 정각(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기지에서 (…) 지축을 뒤흔드는 화염과 굉음을 내뿜으며 대서양 상공으로 치솟았다.”(동아일보 1993년 9월 27일자 1면)

‘우리별’ 2호의 발사소식을 보도한 동아일보 1999년 9월 27일자 1면.
‘우리별’ 2호의 발사소식을 보도한 동아일보 1999년 9월 27일자 1면.

우리별 2호는 크기 352 x 356 x 670㎜, 무게 50㎏의 소형 인공위성이다. 앞서 1992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적위성인 우리별 1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지만, 1년 뒤 발사된 우리별2호의 의미는 각별했다. 영국 서레이대에서 제작됐고 국산부품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 우리별 1호와 달리, 2호는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제작해서다. 1만2000여 개 부품 중 800여 개를 국내에서 개발한 부품으로 사용해 국산 비율을 크게 높였다. 임무 분석부터 설계, 제작, 시험에 이르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맡아 우리나라의 인공위성 제작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우리별 2호에는 한국에서 제작한 컬러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와 32비트 컴퓨터, 적외선 센서 등이 탑재돼 있었다. 우주와 지구 관측, 통신을 위한 기초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 이 장치들을 태운 우리별 2호는 다양한 관측과 과학실험을 수행했다.

우리별 1호가 25년 전 발사된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발사한 인공위성은 18개에 이른다. 방송통신 위성인 무궁화호,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호 등이 발사됐다. 기술 국산화에 대한 노력이 꾸준하게 이뤄져 지난 5월 발사된 무궁화 7호는 토종 위성관제 시스템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무궁화 7호의 경우 처음에는 해외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시스템을 개발하려 했지만, 프랑스의 사업파트너가 6개월이 넘도록 핵심 기술 전수를 미루면서 국내에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얻은 결실이다. 위성 본체의 국산화도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세계 우주개발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이 위세를 떨칠 날을 기대해 본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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